어린이 대상 성범죄
어린이 대상 성범죄
  • 김진성 기자
  • 승인 2008.04.07 20:15
  • 호수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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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예슬 양 납치 살해사건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산에서 열 살 난 여자 어린이가 괴한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어린이 성범죄와 어린이 인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혼자 내보내는 것이 두려운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경찰 통계를 보면, 13살 미만 어린이 대상 성범죄는 2005년 738건, 2006년 980건, 2007년 1081건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범죄와 피해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한국형사정책연구회의 조사를 보면 성폭력 범죄의 신고율은 6.1%에 지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세울 수 없는 배경에는 흉악범들의 인권 문제가 결부돼 있다. 물론 그들에 대한 처벌 강화에 따른 실효성 여부가 불명확한 까닭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는 그들의 반인륜적인 짓에 우리 사회가 과하게 너그러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자리 잡고 있다. 흉악범들의 인권을 논하다가 애꿎은 어린이들의 인권만 자꾸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격양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분위기에 편승한 대응책 대신 보다 합리적이고 신중한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미국처럼 독립적인 아동 성폭력 수사 전담 기구를 만들고, 신고율을 높여 흉악범들을 많이 잡아들여야 한다. 출소한 뒤에는 병원에서 치료 감호를 받도록 하는 법령도 빨리 제정되어야 한다. 또 어린이 성폭력 사건 조사에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을 의무화 할 필요도 있다. 논란을 무릅쓰고 단기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을 쓰는 것 말고, 좋은 방향으로 장기적인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민주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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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sung60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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