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그리고 <마더>
<박쥐>, 그리고 <마더>
  • 강난희 기자
  • 승인 2009.08.13 20:03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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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박쥐>, 그리고 <마더>
‘대중문화 touch’는 한 주의 화제가 되는 TV프로그램, 인물, 문화 등을 짚어보고 그 문제점 혹은 영향 등을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25일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 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로써 ‘칸’에서 두 번째 상을 받게 된 것. 반면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어느 영화는 칸에서 상을 받고 어느 영화는 상을 못 받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보다 오랜만에 ‘괜찮은’ 한국영화가 등장했다는 사실에 더 큰 의의를 두어야 한다.
<박쥐>는 개봉 이후 국내에서는 수많은 논란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흥행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를 여럿 연출한 박찬욱이라는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또 ‘마더’는 개봉 전부터 <살인의 추억>, <괴물> 등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의 이름과 원빈, 김혜자의 연기 호흡, 그리고 모성애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일찌감치 주목받고 있는 것.
사실 이 두 영화가 주목받기에 앞서 우리 영화들은 해외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에 둘러싸여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관객들은 그동안 ‘볼만한 한국영화’를 찾기 어려웠고 그나마 차태현, 박보영 주연의 <과속스캔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는 관객들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영화의 수준이 관객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완성도가 높은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한국영화의 관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던 때가 있었다. 그 이후 큰 이익을 본 한국영화들이 많았고, 그 이익을 위해 많은 제작사들이 마구잡이로 영화를 만들어 그야말로 한국영화의 ‘홍수’가 일 정도였다. 그 때문에 질 좋은 영화의 수는 줄어들고 오로지 흥행만을 노린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그로인해 경쟁 속에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거나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긴 하지만 이런 현상을 그저 좋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쥐>와 <마더>라는 두 영화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두 영화가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칸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우리나라 영화팬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한국영화의 또 하나의 본보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강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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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hee8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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