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상권은 대학 분위기 반영
대학 상권은 대학 분위기 반영
  • 이 호 병(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 승인 2010.03.12 20:58
  • 호수 126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묵처방

 

 

 


이 호 병(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대학가 상권은 대학 분위기 반영 우리 대학은 익히 알고 있듯이 죽전과 천안에 복수의 캠퍼스가 있고, 그 주변에 우리 학생들의 소비활동권역이 분포해 있다. 죽전캠퍼스의 경우 우리 학생들의 소비활동권역을 살펴보면 크게 우리 대학 정문 주변, 죽현교차로 주변, 그리고 오리역 상권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의 친교 및 정보교환의 장소는 학교로부터 가까울수록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정문 앞의 입지가 유리하기 마련이다. 정문 앞 반경 300m 내의 상가주택과 근린상가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을 비롯하여 식사와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카페 수가 대략 20개가 넘는다.

이는 고분양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업종들이 원가에 비해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따른 점포개설의 자연스런 결과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학교 정문 앞의 상권은 이웃 아파트의 주출입구에 노출되어 있지 않아 이웃 커뮤니티의 생활편의시설과 혼재 정도가 약하다.

이는 타 대학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사례로 우리 대학만의 독특한 체취가 묻어나는 생활공간으로 이 구역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캠퍼스 인근에 대지고등학교가 있어서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반경 200m 내에 학교정화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이 지역 내에 당구장, 노래방, 오락실, 숙박업소 등의 유흥업소가 법적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죽현교차로 주변 상권이나 오리역 상권은 정문 앞 상권의 부족한 공간 및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변 지역민이 많이 찾고 있는 이들 상권의 경우는 우리 대학이 이전해 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우리 대학의 체취가 뚜렷하게 나타나기에는 다소 시간을 요한다고 볼 수 있다.

천안캠퍼스의 경우는 죽전캠퍼스에 비해 캠퍼스 건립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오래 되었지만 서울 수도권 통학 학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 결과 현재 정문 앞 상권에 다양한 음식점과 까페가 들어서는데 불리한 측면이 다소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천호지 인근에 호서대, 백석대, 상명대가 위치해 있는데다 이 호수를 중심으로 근래에 공원화 작업이 진행되었고 그 주변도 지속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이 호수 주변으로 인근 대학생들과 시민을 유입하는 효과를 크게 발휘할 경우 기능 면에서나 외관 면에서 알찬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의 캠퍼스 주변 상권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상권 내 수요자의 입장에서 점포 업종이나 시설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개설하도록 당장 강요할 수는 없다. 점포 경영자의 수익성이 어떠하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도 대학문화가 어떠한가에 의해 대학 주변의 상권 분위기도 지속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미국 뉴저지주의 프린스톤에 소재한 사학 명문인 프린스톤대학의 경우 주변의 상권이 그 대학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정문 앞에는 화려하기보다는 차분하면서도 활기가 넘치고 전원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상가들이 즐비해 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기회는 있다고 본다. 캠퍼스가 새롭게 조성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