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51. 나는 꼼수다
한층 더 비아냥거려진 ‘꼼수’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이라는 뜻의 ‘꼼수’라는 단어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등장하면서 비아냥거리는 어감이 더욱 세졌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나꼼수는 딴지일보에서 제작하는 팟캐스트 방송으로 ‘국내 유일 각하 헌정방송’을 표방한다. 출연진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시사IN 주진우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모든 이야기가 자신의 자랑으로 끝난다고 해서 붙여진 ‘깔대기’라는 별명의 정봉주, ‘내곡동 찬가’ 등 수록곡들을 만든 김용민 등의 출연진들의 특성들은 나꼼수의 묘미이다. 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문재인, 유시민 등의 화려한 게스트들도 함께 해 더욱 관심을 끈다.
나꼼수는 이미 말할 것도 없이 온라인상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여론과 의제설정을 주도하고 있는 또 하나의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도 나꼼수의 반향이 크게 불고 있다. 이런 소규모 방송이 기존 미디어를 제치고 의제설정을 주도하는 것은 어찌 보면 굉장히 비상식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나 정치인들이 꼼수를 써가며 위법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기존의 미디어들이 보도하지 않은 것이 나꼼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이다. 최근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밝힌 이명박의 ‘내곡동 사건’만 해도 그러하다.
나꼼수 방송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일자리, 복지 확대 등을 약속했었던 이 대통령의 배신은 20대들의 불안을 더 크게 만들었다. 20대들은 현 정부를 ‘답답하다’고 평가했으며, 나꼼수에서는 가카(각하)가 아니었다면 이 방송이 나왔겠냐며 ‘가카께 충성’이라는 농을 섞는다.
또 ‘아직까지는 방송을 하고 있다’, ‘감옥에 갈 때 까지 샅샅이 밝히겠다’며 정치인들에 대해 촌철살인을 던진다. 이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통쾌함까지 느끼게 한다. 하지만 최근 ‘나경원 1억원 피부샵’ 등 사생활과 인신공격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재가 가해지기도 했다.
나꼼수의 가장 큰 인기요인은 풍자와 해학위주의 얘기, 직설적인 표현 등으로 정치를 쉽고 재밌게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김어준 총수는 『닥치고 정치』에서 “정치에 관심 없는 것은 쿨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20대들의 정치 참여율을 높인 나꼼수. 나꼼수는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쫄지 말자’라고 주장한다. 나꼼수 방송은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2013년에 끝이 나지만 그 이후에도 정치에 관심 갖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