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도 프랜차이즈가 대세
개성 파괴 vs 맛과 영양 서비스향상
“저는 창업주들께 ‘아파트 입구, 횡단보도 앞, 파리바게뜨 옆’을 추천합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아딸’의 이경수 대표의 말이다. 자신만의 점포 위치 선정 비법이 꽤 화제가 됐었다. 이 비법덕분인지는 몰라도, 전국 방방곡곡 어딜 가든 파리바게뜨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제 떡볶이집도 ‘프랜차이즈화’돼 동네에서 곧잘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900호점을 돌파한 ‘아딸’은 동네 떡볶이집에서 연매출 1,200억 원대 기업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아딸’ 외에도 ‘죠스떡볶이’, ‘국가대표 떡볶이’ 등이 가세해 브랜드 떡볶이 3대 프랜차이즈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흔히 ‘분식’이라고 하는 음식들은 길거리 포장마차나 학교 앞 분식점에서만 파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아딸’을 필두로 분식이 길거리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사람들이 점점 떡볶이의 맛과 영양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측면과 깔끔한 매장디자인 등도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은 김밥, 라면 등 여러 가지를 판매하는 분식점과는 달리 몇 가지 메뉴에만 집중하여 레시피를 획일화시켰으며, 포장 주문을 하면 네모난 그릇에 밀봉포장까지 해준다. 길거리 포장마차 음식은 비위생적일 것이라는 우려를 없애자 사람들은 지갑과 마음을 열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떡볶이집은 가게를 찾는 손님들마다 직원들이 큰 소리로 “어서옵쇼~” 를 외치며 살갑게 맞는다. 이처럼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자체에 신경 쓴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사람들의 입맛과 눈맛을 사로잡은 떡볶이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점심시간이면 대학가, 번화가에 자리 잡은 떡볶이 프랜차이즈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서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한편에서는 언젠가 우리나라에 떡볶이 맛이 3~4가지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와 같은 빵집 프랜차이즈의 인기로 동네 빵집이 문을 닫게 된 것처럼 말이다. 온통 같은 간판의 빵집과 편의점이 동네 특색을 지우는 요즘 그나마 골목의 온기를 지탱해주던 떡볶이집 마저 똑같게 돼버릴까 염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떡볶이 프랜차이즈는 떡볶이 맛의 개성을 잃게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반면, 비위생적이란 오명을 얻던 ‘리어카 음식’ 떡볶이를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하지만 패션트렌드가 변하듯 음식트렌드도 변하기 마련이고, 블로그로 맛집을 검색해 점심메뉴를 정하곤 하는 사람들의 입맛과 안목은 점점 높아져만 간다. 떡볶이도 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출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즐겨 먹는 국민간식이자 서민음식인 떡볶이. 떡볶이문화가 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