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도 봄은 올 것이다
캠퍼스에도 봄은 올 것이다
  • 박윤조 기자
  • 승인 2012.03.27 13:38
  • 호수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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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도 봄은 올 것이다

 

그날은 몹시도 추웠다. 꽃샘추위의 기세가 줄어들 줄 모르고,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린 날이었다. 찬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그날은 바로 전체학생총회가 열린 날이었다. 과연 이 추위에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될 수 있을까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곧 기우(杞憂)임을 알 수 있었다. 예정시각인 1시가 되고, 단과대별로 재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범정관 앞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총 인원은 1,630명. 어찌 보면 재적인원, 일만 단국인들의 숫자에 비하면 참 적은 숫자일 수도 있다. 범정관에서 학생총회가 진행되는 걸 마주하면서도 발걸음을 바삐 옮기고 지나치는 학생들도 많았다. 하지만 기자가 학생총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결과 총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열의는 실로 대단했다.


물론 학생총회가 성사되자마자 “수업 가자”며 우르르 몰려 나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빈자리도 늘어났지만, 끝까지 남아 협상결과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추위와 싸우며 과가를 부르고, 과구호를 외치며 오히려 더 단합을 하는 모습이었다. 


학생대표로 이뤄진 협상단이 대학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자유발언대에서는 국가장학금을 비롯한 등록금문제, 학교법인재단의 문제, 수강신청, 구조조정 등 다소 민감한 문제가 오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발언은 “단국대를 살려내자” 는 박지원(방송영상·3) 사회과학대 부회장의 말이었다. 학교의 주체는 학생이기 때문에 학교의 발전을 위해선 학생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이러한 논의와 의견교환이 있었기 때문에 중앙 요구안 및 각종 복지요구안의 경우 전체적으로 긍정적 검토라는 협상결과를 낼 수 있었다.


끝까지 복지관에서 남아있던 학생들의 학년을 거수로 확인한 결과 대부분 12학번 새내기들이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른 채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5시간 가량 진행된 총회를 기다리고 지켜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총회에 참가하면서 더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는 그들이다. 박시은(기악·1)양은 “학생총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돼서 친구와 왔다. 총회를 통해 학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의 한 학생은 “지금까지 우리 선배들이 노력했기에 지금의 단국대학교가 있다. 후배들이 느끼기에 더 좋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학생총회에 참가한다고 우리 대학이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하는 냉소와 회의는 이제 접어둘 때인 것 같다. 바꾸지 않으면서 바뀌길 바라는 건 아이러니다. 대학생인 우리가 진정한 학교의 주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많은 이유에 있어 우리가 주체 노릇을 하지 못한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학생총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의 열의와 학교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이제 곧 캠퍼스에도, 우리들에게도 봄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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