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vs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vs 리그오브레전드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3.04.09 11:38
  • 호수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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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e스포츠로 진화하다

“앞마당 멀티 체크해”, “스캔 좀 뿌려줘”, “아~ GG~”(스타크래프트)
“야 정글 봇 커버해”, “바론 싸움 바론~ 스틸해 스틸해”, “마이충 백도어다”(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스타)와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즐겨하는 유저라면 이 말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 한국의 게임 산업을 거의 독점한 스타. 현재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 게임 방식이 소폭 바뀌면서 주춤한 사이, LOL이라는 막강한 게임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는 스타와 LOL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FPS 장르의 게임이 있다. FPS(First-person shooter)는 사용자의 시점, 즉 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의 일종이다. 국내 시장에 유명한 FPS 게임으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서든 어택’, ‘스페셜 포스’ 등이 있다. “FIRE IN THE HOLE”이라는 전무후무한 유행어를 남긴 서든 어택과 “전방에 수류탄!”이라는 남자라면 한번쯤은 따라해 봤을 문구를 남긴 스페셜 포스는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스타와 LOL 수준으로 대세는 아니었다.
1997년 IMF 시절 출시되어 혜성처럼 한국 pc방에 안착한 스타는 무직자들의 ‘동반자’로 유명세를 탔고, 1999년 ‘브루드워(blood war)’를 탑재해 한국 지상 최고의 게임이 되었다. ‘쌈장’이라는 유명 프로게이머로 시작해서 ‘천재 테란’ 이윤열, ‘황제’ 임요환, ‘폭풍 저그’ 홍진호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해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우승한 선수가 심심찮게 CF에 등장했던 것을 생각하면 스타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한 때 부산 광안리에서 벌어진 스타리그 결승전은 10만 명 이상이 모인 하나의 메가트렌드였다. 이러한 스타의 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을 한 것은 e스포츠다. 둘의 관계는 보완재의 성격이다. 마치 자동차가 잘 팔리면 석유도 잘 팔리는 것과 같이 스타와 e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한국의 게임 산업을 주도 해 갔다.
15년간 아무도 군림하지 못할 것 같은 스타의 존재감은 스타2로 쓸쓸히 사라져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2의 출시를 기대했다. 특히 스타와 스타2를 만든 블리자드사는 더욱 한국시장에 기대를 했고 엄청난 광고비를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허장성세. 스타와 같이 종족 수도 그대로고 그래픽만 좋아진 스타2를 대중들은 외면했다. 스타가 그래픽이 좋아서 유명해진 게 아닌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또 블리자드는 스타2 방송중계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e스포츠협회 및  게임방송사와 갈등을 빚은 것도 스타의 하락세의 이유 중 하나다. 스타가 아니면 한국 게임 시장은 망할 것이라는 블리자드의 독단이 스타2의 참패를 이끌었다. 그렇게 스타는 검은 장막의 뒷간으로 사라져가고 LOL이라는 AOS 장르의 게임이 등장했다.
AOS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전략시뮬레이션(스타) 게임을 대적해 왔던 게임 장르다. AOS 게임은 대전액션과 공성전(상대방의 건물을 공략하는 게 목적인 게임장르)이 결합된 게임 장르로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Aeon of Strife”에서 유래되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AOS 장르를 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MOBA)라고 부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 DOTA와 카오스 등이 있다.
현재 LOL은 PC방 점유율 30%대의 독보적인 게임이다. 게임 내부 업데이트로 인해 게임 접속이 안 되는 날이면 LOL은 어김없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 2위를 다툰다. 사전 예고 없이 시행하는 업데이트는 수많은 LOL 유저의 마음을 애태운다. 또 110여개에 다다르는 케릭터에 신종 케릭터가 추가되는 날이면 수많은 유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LOL의 인기 비결은 유저간의 협력성이다. LOL은 스타보다는 더욱 많은 유저간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스타는 1:1 경기가 인기가 있다면 LOL은 5:5경기가 주요 경기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한명의 우월한 실력도 중요하지만, 여러 명의 협동적인 플레이가 승패를 가른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110여개의 케릭터 수다. LOL을 만든 라이엇사는 유저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꾸준히 케릭터 수를 늘리고 있다.
e스포츠는 스타와 LOL로만 그 세를 확장한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는 영향력 있는 게임들이 없었다. 마치 ‘안철수 효과’와 같이 갑자기 스타가 등장해 e스포츠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현재 LOL이라는 게임으로 e스포츠는 단순 게임이 아닌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e스포츠 산업은 학부모들에게 핍박과 경멸의 대상이 아닌 고부가치 시장이 됐다.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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