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각 부처의 장관을 임명하지 못해 새 정부는 진통을 겪었다.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 검증을 위한 국회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낙마하면서 벌어진 사태였다. 이에 따라 고위 공직자의 청렴과 능력에 대한 문제가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과연 공위공직자의 청렴과 능력 중 무엇이 우선일까?
사실상, 고위공직자의 청렴과 능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앞면과 뒷면이 있어서 동전이 존재하는 것처럼 청렴과 능력이 만날 때, 그 가치를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렴과 능력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청렴’에 곁점을 찍겠다. 즉 고위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청렴’을 바탕으로 한 ‘능력’인 것이다. 다시 말해, ‘능력’ 이전에 ‘청렴’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인간은 신이 아닌지라 누구나 결점과 흠이 있게 마련이다. 완전무결하게 깨끗한 사람이 존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라면 기본적으로 청렴해야 한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은 자신의 책,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벼슬아치들이 백성을 다스리는 도리를 설명하면서 그들이 청렴(淸廉), 봉공(奉公), 애민정신(愛民精神)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빈곤과 착취로 고통 받는 백성들을 보고 분노한 정약용은 벼슬아치들이 기본적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즉 애민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애민정신을 강조한 정약용은 백성들을 제대로 먹여 살리고 그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목민관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안 된다고 하였다. 즉 그는 청렴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청렴을 목민관의 본무(本務)로 본 정약용은 청렴이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바탕이라고 하였다. 청렴하려면 검소함과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고,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하며, 업무를 처리할 때는 준법정신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목민심서』가 나왔던 조선 후기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효한 것이라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들이 청렴하지 않다면 국민들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그에 따르는 의무 또한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고위공직자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바탕으로 청렴함이 강조되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즉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명예만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나 서양이나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요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고위공직자일수록 청렴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위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고위공직자가 청렴하지 않다면 그 국가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국민 없는 국가는 있을 수 없다. 국가가 존립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가 솔선수범에서 청렴함을 보여줄 때, 그 국가의 미래가 밝을 수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청렴한 고위공직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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