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스승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형식적이고 의미가 퇴색됐다는 게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이다. 한준우 정치외교학과 학회장은 “정치외교학과는 매년 스승의 날 행사로 ‘사은회’를 한다”며 “우리 학과는 교수님과 학생들 간 유대감이 깊다”고 말했다. 한 학회장 말에 따르면 사은회는 교수들께 카네이션 및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드리며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행사이다. 또한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업과 취업 등의 부분을 조언 해주고 학생들과 친목 도모를 통해 학생들의 학과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기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 역시 교수를 가깝게 느끼는지는 의문이다. 다른 학생들은 스승의 날 행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윤수연(간호·1)씨는 “매년 교수님께 학과에서 학회비로 마련한 선물과 롤링페이퍼를 드린다”며 “다만 교수님과 가까워지는 기회라기 보단, 다소 형식적인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 진행되는 학과행사에 무관심한 경우도 있었다. 백인애(중어중문·4)씨는 “사은회와 같은 학과행사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스승의 날이 스승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임에도, 이러한 의미가 변질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철우(경영·2)씨는 “스승의 날에 감사의 의미로 선물을 드릴수도 있지만, 대가를 바라고 선물하는 경우들로 인해 스승의 날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전통적으로 학과마다 ‘스승의 날’ 행사를 통해 학생과 교수간의 관계가 간신히 이어지고는 있지만, 대학사회가 ‘취직’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재 사회 시스템 때문에 교수와 제자 사이가 옛날보다 돈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선물도 좋고 사은회도 다 좋지만, ‘스승의 날’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은회와 같은 학회 행사조차도 전임교수들에 한정된 것이다. 전임교수 외에 교양학부 교수들이나 초빙강사의 경우 스승의 날 행사에도 소외된다. 박은(영어교과) 교수는 “교양학부 교수들은 스승의 날 행사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꼭 행사가 아니더라도 스승의 날이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학생들이 교수들을 많이 어려워하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먼저 용기를 내고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수정·신현식 기자 dkdds@dankook.ac.kr‘스승의 날’ 불편한 사제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