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렷. 열중 쉬어. 차렷, 선생님께 경례.” “선생님 안녕하세요!” 학창시절 교실에서 익숙히 들었던 인사말이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교탁 앞에 서면 반장이 주위를 둘러 본 후 인사를 시작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수업이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이자, 가르치러 온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과 존경의 표현이다.
교실 전체를 울리는 이 인사는 교사가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수업을 잘 이끌어갈 원동력을 제공했다. 비록 이러한 관습은 몇 년 전부터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사라져가고 있지만, 교사들에게 “바르게 가르치겠다”는 원동력을 제공했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학창시절을 지내온 지금의 우리는 인사에 인색한 대학생이 돼버렸다. 어쩌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자체가 바쁜 탓일 수도 있다. 강의실에 들어온 교수님과의 대화는 출석부 호명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교수님의 방향 잃은 눈빛과 멋쩍은 몸짓이 서글퍼질 때가 많다. 밝고 사랑스러웠던 학창시절의 우리는 어디로 갔을까. 인사가 모든 관계의 시작이라면, 2014년 현재 학생과 교수의 관계는 아직 타인과 타인의 관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사제지간이란 단어가 내포한 공동체의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느끼기 힘든 인사의 정다움이 과거에는 어떻게 존재했을까. 청소년 신분이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그 시절은 지금보다 개인주의가 만연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타인과 교류할 시간이 줄었듯이 인사의 필요성도 점차 희석돼 가고 있다.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은 인사로 시작되어 선생님과 학생의 사이를 돈독하게 했다. 그래서 그 시절의 선생님을 떠올리면 가족같은 친근함이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그 시절로 돌아가 수업에서 만나는 교수님께 먼저 인사를 건네며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은 어떨까. 교수님도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반갑게 맞아주실 것이다.
김소현 기자 52120554@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