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단국, 단국 속 세계 (下) 단국대, 그들에게는 어떻단대?
세계 속 단국, 단국 속 세계 (下) 단국대, 그들에게는 어떻단대?
  • 이시은·이영선 기자
  • 승인 2016.09.27 20:27
  • 호수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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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견문의 폭을 넓히기 위해 우리 대학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은 460(죽전캠퍼스 397, 천안캠퍼스 63)명. 타지 생활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먼 여행을 감행하기까지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을 터. 지난 20일 배움을 위해 용기 있는 도전을 자처한 그들의 속사정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구열을 뽐내는 다양한 대학을 제치고 우리 대학을 택한 몽골의 테이소(생명과학·1), 중국의 신옥정(생활음악·4), 러시아의 레리아(한국어문화·3) 프랑스의 아스트리드(국제경영·1). 각자 다른 연유로 우리 대학을 택한 이들답게 대학생활도 다양했다. 그들을 만나 단국비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기자들을 맞는 반가운 미소에 어색함은 금새 사라지고 친밀감과 공감이 채워졌다. 진솔한 대화 속에서 여느 한국대학생과 다르지 않은 고민과 생각은 친근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테이소(생명과학·1)
▲ 신옥정(생활음악·4)
▲ 레리아(한국어문화·3)
▲ 아스트리드(국제경영·1)

▶우리나라 대학문화와 자국의 대학문화를 비교한다면.

테이소 : 한국은 대학문화가 잘 조성돼있다. 본인의 경우만 해도 GTN에 소속돼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기고 있다. 학업에 열중하다보니 축제나 체전에 참여하지 못 한 점은 조금 아쉽다. 몽골은 선후배 사이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반면 한국은 선후배 간의 관계가 엄격해 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 다소 당황스러웠다.

신옥정 :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대학 역시 축제와 체전이 열린다. 반면 중국은 축제와 체전이 각각 신입생 환영회, 기초체력 경쟁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 대학의 체전은 응원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게임이 준비돼 더욱 흥이 돋았던 것 같다.

레리아 : 한국 학생은 대학에서 개인이 원하는 수강시간표를 기획해 일과를 조정한다. 반면 러시아는 학과 사무실에서 고정된 시간표를 나눠 준다. 또한 러시아는 보통 3~4개 정도의 도시에만 캠퍼스가 있다. 한국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넓고 아름다운 캠퍼스에 많이 설레이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친구가 되고 생활을 도와주는 GTN 같은 단체가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아스트리드 : 넓은 캠퍼스가 프랑스 대학과의 가장 큰 차이다. 모국에서 다니던 대학은 캠퍼스 없이 도심 속에 대학 건물만 있고 기숙사와 동아리를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대학은 재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겸비해 캠퍼스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아르바이트나 학업 등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테이소 : 요즘은 각국의 젊은 청년들이 각자의 삶을 준비하기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대학생과 타국의 대학생 모두 견문을 넓히는 데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신옥정 : 중국 대학생들도 학업에 열중하지만 한국처럼 취업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다. 한국 대학생들은 졸업 전부터 취업 준비에 열을 내 가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심지어 경제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학생이 많은데, 중국은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한국 대학생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레리아 : 수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한국 학생들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상상만으로 끔찍하다. 그나마 자율적인 시간표 덕에 일과 학업의 조율이 가능해 다행인 것 같다.

아스트리드 : 한국 학생들은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곤 한다. 많은 업무에 시달려 고민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따지며 업무를 차분히 해결하는 것 같다. 그런 한국 학생들을 볼 때마다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공강시간이나 주말 등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테이소 : 공부하기 벅차 여가 시간을 즐길 여유가 없다. ‘1학년이면 놀아야지’라는 말은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한국 학생들에겐 모국어 수업이지만 유학생에겐 모든 수업이 외국어 수업이다. 한국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니 부담도 되고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힘들다. 모국어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지 않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

신옥정 : 주로 전공 공부를 보충하지만 때로는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돌아다닌다. 시내 외출도 자주 하는 편이다. 용돈 벌이와 한국어 실력 향상을 겸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비자 문제로 하지 못했다.

레리아 : 여가 시간이 생기면 보통은 한국어 공부를 한다. 주말에는 러시아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주로 쇼핑, 여행, 한국어 연습을 하는데, 이번 추석 때는 연휴를 활용해 친구와 설악산에 다녀왔다. 
아스트리드 : 프랑스에서는 호신술과 승마를 겸했다. 또한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기는 등 문화를 즐기며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주로 친구들과 태권도, 노래방과 같이 다양한 활동을 만끽하고 있다.

▶등록금이나 기숙사비용이 자국의 대학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테이소 : 몽골 대학의 등록금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 등록금 부담이 크지 않다. 한국 대학은 잘 갖춰진 기숙사, 통학버스와 아름다운 캠퍼스 때문인지 등록금이 비싸다. 하지만 배우려고 온 입장이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록금이 부담되는 만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학업증진에 힘쓸 것이다.

신옥정 : 중국의 경우 한국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다. 등록금 역시 한국 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이면 중국에서는 두 학기를 다닐 수 있다. 물론 시설 면에서 중국 대학이 부족한 면이 많지만 이를 감안해도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매우 비싼 편이다. 특히 예술대학은 더 그런 것 같다.

레리아 : 교환 학생 신분으로 등록금은 별도로 지불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숙사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해서 먹지 못하기 때문에 식비 지출이 가장 크다. 매번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

아스트리드 : 부모님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부족함 없이 지원해주신다. 항상 감사히 생각하며 아껴 쓰지만 학업생활 중 불가피한 지출이 많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우리 대학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테이소 : 공부 하는 것의 부담이 크다. 학과 수업과 시험, 과제까지 쉬운 것이 없다. 언어의 장벽에 부딪힐 때가 많지만 내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한다.

신옥정 : 유난히 신경 쓰였던 부분은 인간관계이다. 한국은 예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친절한 척 웃어주는 사람이 많다.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앞과 뒤가 다른 이들의 모습이 무섭고, 혼란스러웠다.

레리아 :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지인이 없어 외로움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홀로 타지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고, 사람과 음식 등 전반적인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스트리드 : 한국에서의 생활이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능숙치 못해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버거울 때가 많다.

▶우리 대학에서의 좋은 추억이 있다면.

테이소 : 지난 1학년 1학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인 학생 3명과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룸메이트 모두가 동갑인 몽골학과 재학생이었다. 대화가 잘 통하고 생각마저 비슷했다. 당시 한국어 실력도 많이 향상됐다.

신옥정 : GTN 활동이 다른 학과, 다른 나라 학생들과 다양한 생활,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어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또한 팀원끼리 자작곡을 만들어 합주하는 수업이 있었다. 외국인이라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히려 잘 챙겨줘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다. 좋은 추억이 많은데 벌써 마지막 학기라는 점이 시원섭섭하다.

레리아 : GTN 친구들 덕분에 좋은 기억이 많다. 다양한 활동 덕에 타지 생활이 훨씬 즐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활동을 하면서 러시아어를 배우는 한국인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본인도 한국인 친구의 러시아어 공부를 돕고 있다. 서로 도우며 언어를 익히는 경험이 나중에는 매우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아스트리드 : 특정 활동을 하지 않아도 친구들과 보냈던 시간들이 모두 좋은 추억이다. 친구들과 노래방, 민속마을, 용인과 서울 관광 등 여러 가지 경험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옆에서 도움을 주는 친구들 덕분인지 한국이라는 나라의 인상도 참 좋다. 특히 언어로 힘들어 할 때 주변의 한국인 모두가 최선을 다해 도와줬다.

이시은·이영선 기자
이시은·이영선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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