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순간이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주저 없이 몸을 던지는 우리의 영웅. 1천325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한 사람, 바로 소방관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들을 향한 처우는 어떨까?
‘소방방제총계집’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소방관 개인장비의 부족률은 13.3%였으며, 보유한 장비의 노후율은 21.5%였다. 이를 수량으로 파악하면 개인장비의 부족분은 총 4만7천여점, 노후장비는 2만9천여점에 이른다. 이런 현실 속에서 4만여명의 소방관 중 무려 70%가량이 자비로 개인장비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열악한 실상에 통탄한 IDEA Punch 팀은 ‘1325:1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IDEA Punch 팀은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청년창업아카데미 창직 과정에 속해있는 대학생 팀으로, 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졸업생 및 재학생 6명으로 구성됐다.
1325:1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서 소방관 한 사람이 책임지는 국민의 생명이 1천325명이라는 점에 착안해 ‘1천325명의 생명을 지키는 1명을 위해 이젠 1천325명이 나설 차례’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커뮤니티 기반의 온라인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후원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 그 수익금에서 리워드 제작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소방장비를 구입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리워드로는 △뱃지 △스티커 △엽서 △에코백 △노트 △소책자가 마련됐으며, 후원 금액별로 구성이 다르다. 소방장갑, 비상벨 등 소방관에 관한 일러스트를 삽입해 프로젝트의 목적을 되새겼다. IDEA Punch 주진환(경영·16졸) 팀장은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리워드 자체의 퀄리티가 낮으면 기부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여러 번의 내부 피드백 과정을 거쳐 리워드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업체 선정까지 전 과정에 모든 팀원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수익금 자체를 기부금 형태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하다. 주 팀장은 “기부금이 들어왔다는 기사나 소식은 많지만, 소방관들이 직접 받는 혜택은 체감하지 못 할 수준”이라며 “직접 장비를 구입해 전달하는 이유는 소방관들에게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홍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소방본부, 각종 언론사 등에 협조 요청을 구했지만 쉽지 않았다. 주 팀장은 “처음엔 지인들을 통해 알렸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면서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후원자들의 주된 유입처는 SNS이고, 2~30대 여성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 끝에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1천400여명의 후원자가 응답, 목표금액이었던 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4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이 모였다. 김태호(경영·3) 팀원은 “처음에는 얼떨떨하고 신기했는데, 금액이 늘어감에 따라 책임감도 커졌다. 후원자들의 관심과 선행을 좋은 장비로써 소방관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프로젝트가 마감되는 다음달 11일 이후엔 △리워드 제작비용 영수증 △구입한 소방장비 및 해당 영수증 △전달 사진 등이 IDEA Punch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IdeaPunch-666391306853174/)에 게시될 예정이다.
끝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주 팀장은 “창업은 선뜻 도전하기엔 기회비용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기가 아니면 하지 못 할 일이다. 창업의 과정에서 버리는 시간, 잃어버리는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