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 78. 경복궁 vs 창덕궁
막상막하 78. 경복궁 vs 창덕궁
  • 설태인 기자
  • 승인 2016.11.08 11:39
  • 호수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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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한 단풍의 아름다움, ‘경복궁’ vs 자연과 어우러지는 고즈넉함, ‘창덕궁’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의 향원정

급작스레 쌀쌀해진 날씨, 늦기 전에 단풍구경을 즐기고 싶다면? 혹은 따사로운 가을볕 아래서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궁(宮)’으로 향하라. 다정하게 데이트할 장소를 찾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할 때도 ‘모로 가도 궁으로만 가면 된다’! 1359년 조선 최초의 궁으로 건립돼 ‘오랫동안 큰 복을 누려라’는 뜻을 가진 ‘경복궁’과 1405년 공식 궁궐을 사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이궁으로 지어졌지만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을 두 기자가 구석구석 탐방해봤다.

●태인  중간고사가 끝나니까 날씨가 금세 추워졌어. 시험공부를 하느라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환기할 겸, 오랜만에 서울 공기 좀 마시고 오자. 우리나라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궁 나들이는 어때?


●정은  좋아. 지금이야말로 가을 소풍을 떠날 마지막 기회지. 이것보다 더 추워지면 답도 없어. 그나저나 경복궁은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네.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궁을 구경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 같아.


●태인  두 궁 모두 한복을 입으면 무료입장이라더라. 입장료보다 한복 대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극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끼기엔 딱 좋지! 그나저나 너 신분증은 잘 챙겨왔지?


●정은  당연하지~ 우리처럼 한복입기 민망한 사람들은 신분증만 잘 챙겨간다면 ‘24세 미만 무료관람 혜택’을 받을 수 있잖아. 24세 이상이라면 경복궁과 창덕궁 모두 3천원의 관람료를 내야 한다니 더 늙기 전에 부지런히 다녀야겠어.


●태인  만 24세 이하라면 창덕궁의 후원도 5천원에 관람할 수 있네. 정가는 8천원인데, 인원제한이 있어 금방 매진되니까 헛걸음하지 않도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와야겠어. 창덕궁은 궁궐전각과 후원으로 관람지역이 분리돼있어서 그런지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아. 궁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책 한 권을 손에 들면 이거 완전 가을 여자가 따로 없는 걸?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창덕궁의 후원

●정은  안 어울리는 짓은 그만하고, 창덕궁의 후원을 둘러보자. 왕의 정원답게 작은 정자와 호수,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진 게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빨강과 노랑, 주황으로 물든 단풍이 가을볕을 받아 반짝이는 게 너무 아름다워! 이리 와서 사진 좀 찍어줘.


●태인  사진 찍기 좋은 장소라면 경복궁의 향원지나 자경원 뒤 노란 은행나무도 빼놓을 수 없지! 물가에 비친 경회루를 바라보며 연못을 한 바퀴 돌고 있으면 잠시나마 조선시대 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야. 재미있는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 옆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아.


●정은  어머, 그 수문장들이 진짜 사람이었어?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용모 때문에 마네킹인줄 알았는데. 경복궁에선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수문장 교대식이 열린다는데, 수문장들의 절도 있는 동작을 상상하기만 해도 너무 설렌다. 궁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고 가면 관람이 더 재밌을 것 같아. 아! 그리고 경복궁이 1500년대에 임진왜란과 화재로 손상됐지만, 선조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복원됐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어.


●태인  나는 정약용, 박제가 등 교과서에만 배우던 실학자들이 학술과 정책을 연구하던 규장각이 창덕궁에 있는 게 너무 신기하더라. 우리가 다녀온 창덕궁 후원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 효명세자뿐 아니라 정조, 세종대왕의 자취가 남아있다고 해서 관람하는 내내 두근거렸어.


●정은  맞아. 경복궁과 창덕궁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각 궁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고, 문화유산 모바일 앱인 ‘내 손안에 궁’을 설치하면 음성해설, 다국어서비스 등이 제공된다니 친절한 서비스가 그야말로 취향저격이야. 각 매표소에 공지돼있는 시간에 맞춰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도 재미있겠다.


●태인  역시 궁 나들이 하기엔 가을이 제격이네. 관람시간(11월 기준 경복궁 오전 9시~오후 5시·창덕궁 오전 9시~오후 5시30분)과 휴궁일(경복궁 화요일·창덕궁 월요일)을 잘 파악해서 나중에 또 와야겠어.


●정은  나도 너무 즐거웠어. 따사로운 가을볕과 청명한 하늘, 형형색색 단풍이 우리 고유의 문화인 궁과 어우러져서 눈호강도 제대로 한 것 같아. 내년에는 야간개장을 노려봐야지! 


<본 평가는 기자의 주관적인 견해임.>

이런 사람에게!
알록달록 단풍과 다양한 재미를 함께 즐기고픈 당신, 경복궁을 추천!
자연과 어우러진 궁을 거닐며 여유를 느끼고픈 당신, 창덕궁을 추천!

설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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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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