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은 과거의 여유롭고 로망에 가득한 대학생과는 다르게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불안 때문에 학점, 영어 관련 자격증, 어학연수, 인턴, 대외활동 등 하루하루 스펙을 쌓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청춘이라 아프게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을 위해 학교가 주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선물 중 하나가 바로 ‘대학교 축제’라 생각한다.
본래 축제란 강력한 사회 통합력을 가지고 있으며 일상에 짓눌려있는 인간의 본능을 일깨우는 해방을 향한 문화이다. 축제를 통해 사회 공동체 내의 더욱 끈끈한 결속력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일상에 찌들어 있는 개인들이 축제를 통해 잠깐의 일탈이 허용됨으로써 재충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즉, 축제는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가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가 함께 더불어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다.
우리 대학의 축제가 이러한 축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소가 필요한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축제의 중요 요소는 ‘대학축제만의 특별한 주점’이다. 과한 음주는 해롭지만 적당한 음주는 몰랐던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를 제공해줌으로써 서로 진솔한 얘기를 터놓고 할 수 있으며, 공통적으로 추억할 수 있는 기억이 만들어지고 그 구성원 간에 끈끈한 통합력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즉, 대학축제를 의미 있게 만드는 부수적인 요소들 중 하나가 ‘주점’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대학축제는 한국 대학만의 다양한 주점콘텐츠가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는 2013년부터 음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생한 학생들의 안전문제, 또한 도를 넘는 일탈을 방지하고자 금주·금연 캠퍼스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음주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으나 술의 부재는 축제의 흥을 꺾는 데 일조했다. 현재는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합의를 통해 작년부터 부분적으로 음주를 허용한 축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대학축제들에 비해 일찍 닫거나 터무니없이 적은 주점으로 인해 학생들은 학교를 벗어나 다른 술집으로 전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축제에서 음주가 축제의 모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주점은 대학축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학생을 어린 사람으로 치부하고 규제하려 들기보다 음주에 대해 성인인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학생은 이 자율에 대해 성숙하게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대학축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