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게 소리칠 수 있기를
자신 있게 소리칠 수 있기를
  • 승인 2018.03.13 14:53
  • 호수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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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말 그대로 발칵뒤집혔다. 한 여검사의 폭로를 시작으로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상에서는 공통된 해시태그가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가상 세계에서 조금씩, 조금씩 새어 나오던 용기 있는 고백은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발전했다.
 

이른바 미투 캠페인.’ 현대 사회 속에서 공공연히 상처를 받았지만 감히 외치지 못했던 피해자들에게 용기가 되어주었고, 연대의 매개체로 작용했으며, 현대 사회를 향한 확성기가 되어주었다.
 
 

생각해보면, 미투 캠페인의 역사는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이 터지자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 ‘#Me Too’를 올리며 성추행, 성폭력 등 수많은 피해 여성이 처한 현실에 경종을 울렸고, 이는 삽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후 미투 캠페인은 우리나라 정치계를 필두로 문화·예술계, 연예계로 퍼져나가면서 최근엔 대학가에서도 하나둘 동참하는 모양새다.
 
 

왜 이제야 터졌을까. 우리는 지금껏 피해자에게 가해졌던 폭언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리쳐왔고, 불합리한 사회를 향해 투쟁해왔다. 그러나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해온 사회 속에서 불합리함을 보고도, 눈을 돌리고 입을 닫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수없이 고민하고 망설였을 단어들을 카메라 앞에서 차분히 나열하던 한 여 검사의 말에 가슴 한쪽 구석 죄책감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불합리한 사회 속에서 받아왔던 상처들이 이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행인 건가? 거꾸로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참다못해 용기를 내어 카메라 앞에 서고 나서야,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나서야 피해자들은 하나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제야 말이다.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채고, 불합리함을 거침없이 소리칠 수 있을 만큼 앞으로의 사회는 더더욱 성숙해져야 한다. 이것이 미투 캠페인이 꾸준히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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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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