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썸 달콤한 연애를 위한 맥주, 흑맥주
달달한 썸 달콤한 연애를 위한 맥주, 흑맥주
  • 조현석 작가
  • 승인 2018.05.16 23:12
  • 호수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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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돼조의 맥주코디 '2' 맥주 푸드 페어링과 무드 페어링

길고 길었던 중간고사가 끝이 났다. 시험 기간이 되면, 평소 한적했던 도서관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로 가득해진다. 한참 시험공부에 열을 붙여야 할 시기인데,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어색한 무리가 몇몇 보인다. 시험공부를 같이 하겠다는 것을 핑계 삼아 애인이나 썸남썸녀와 같이 시간을 보내겠다는 속셈이다. 이렇듯 시험 기간이 되면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연인 사이는 더욱 깊어지고 썸은 더욱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시험 기간에 깊어진 썸(사랑)이 더욱 깊어진 상대와 같이 한잔하기 좋은 맥주가 있다.

 

# 달달한 썸, 달콤한 연애를 위한 맥주, 흑맥주

어렸을 적 동네 술집에서 흑맥주를 판다고 광고를 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을 정도로 어린 시절이었지만, 이상하게 흑맥주를 보면 굉장히 쓴맛일 거라고 상상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겨울 독일에서 맥주 투어를 진행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흑맥주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코젤 다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런 편견이 많이 뒤집어 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이 마트나 편의점에서 흑맥주를 선뜻 고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허나 이런 편견은 잘못된 것이다. 흑맥주의 본질은 달콤함에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흑맥주의 색깔이 검게 된 이유를 알게 되면 흑맥주의 달콤함이 잘 이해될 것이다. 맥주의 색깔이 검게 된 이유는 검은색의 맥아를 첨가했기 때문인데, 검은색 맥아는 주로 브라운 맥아와 초콜릿 맥아 2가지가 사용된다. 우선 브라운 맥아는 맥주를 마신 후 날숨을 내뱉을 때 가벼운 초콜릿 향기를 선사한다. 맥아치고는 목 넘김 맛에도 관여를 많이 하게 되어, 맥주를 마시는 순간에도 초콜릿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브라운 맥아는 주로 코젤 다크와 같은 둔켈 라거(라거 흑맥주), 에딩거 둔켈과 같은 둔켈 바이스 비어(흑 밀 맥주)에 첨가된다.
 

초콜릿 맥아는 맥주를 마신 후 날숨을 내뱉을 때 쌉싸름한 초콜릿 향이나 에스프레소 커피 향을 선사한다. 맥주의 목 넘김 맛에는 별로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맥주를 마시는 순간에는 초콜릿이나 커피의 같은 맛을 느끼기 어렵다. 심지어 기네스와 같은 스타우트(포터) 맥주의 경우에는, 맥주를 목으로 넘기는 순간에 한약 맛 같은 쓴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허나 부드러운 탄산과 함께 맥주를 넘기고 나면, 그 후에 찾아오는 커피 향이 일품이다. 앞으로 기네스와 같은 스타우트 스타일의 맥주를 마실 때, 쓰다고 해서 곧바로 인상을 찌푸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친구들과 마트나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를 때, “흑맥주는 쓴맛 나지 않아?”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당당하게 맥알못이라고 놀릴 수 있을 것이다. 평소 홉의 씁쓰름한 맛 때문에 맥주를 꺼렸다면, 또 썸타는 사람과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흑맥주를 음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포근하고 따뜻해서 우울한 순간에 위로가 되는 맥주 스타일을 소개하겠다.
 

- 목넘김이 달콤하면서 탄산이 강한 둔켈 라거 맥주 : 코젤 다크(Kozel dark)

- 목넘김이 달콤하면서 탄산이 덜한 둔켈 바이스 맥주 : 에딩거 둔켈(Erdinger dunkel)

- 맥주를 마신 후 날숨 향이 달콤하면서 탄산이 매우 적은 스타우트(포터) 혹은 크림 에일 맥주 : 기네스(Guiness), 모아 임페리얼 스타우트(Moa Imperial Stout, 도수 강함), 킬케니(Kilkenny)


맥돼조의 맥주 상식 이야기
흑맥주의 역사

스타우트와 포터는 영국 지역에서, 둔켈 라거는 독일 부근에서 역사를 키워왔던 맥주 스타일이다. 1800년대 중반 밝은색 라거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스타우트나 포터 둔켈 라거와 같은 흑맥주를 점점 찾지 않게 됐다. 스타우트 브랜드인 기네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스타우트와 포터 스타일 맥주가 다시 각광 받기 시작했고, 대중적인 라거에 질려 했던 독일의 맥주 애호가들이 과거의 독특한 맥주를 찾는 과정에서 밀 맥주나 둔켈 라거도 다시 인기를 끌게 되었다.
 

▲ 왼쪽부터 코젤 다크, 에딩거 둔켈, 기네스, 모아 임페리얼 스타우트, 킬케니
▲ 왼쪽부터 코젤 다크, 에딩거 둔켈, 기네스, 모아 임페리얼 스타우트, 킬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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