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 믿고 걸러야 할까?
국산 맥주, 믿고 걸러야 할까?
  • 조현석 작가
  • 승인 2018.05.31 12:59
  • 호수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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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맥주에 대하여

 

대기업에서 취급하는 국산 맥주는 맛이 없어! 맥주를 마실 줄 아는 사람이라면, 수제 맥주나 수입 맥주를 마셔야지!”주변에서 나름대로 맥주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사람마다 입맛이 모두 다르니 대기업에서 취급하는 국산 맥주가 정말로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허나 맥주에 대한 본인만의 기준이나, 국내 맥주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 한국 맥주 음용 문화와 음식 문화와 같은 것들을 배제한 채, 아무런 근거 없이 국산 맥주에 대해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이 든다.

수입 맥주에 대한 관세가 대폭 감소하면서, 일부 대기업 편의점에서는 수입 맥주의 판매량이 국산 맥주의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한다. 또한 2014년도 맥주에 관한 주세법이 개정돼 수제 맥주 브랜드에 대한 맥주 시장 진입 장벽이 낮춰 지면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제 맥주의 점유율이 1% 가까이 이르렀다고 한다. 참고로 수제 맥주의 정의는, 연간 맥주 생산량이 일정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제조한 맥주를 뜻한다.

아무쪼록 오늘 회차에서는, 수제 맥주와 수입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국내 맥주 시장 속에서, 대기업에서 취급하는 국산 맥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국산 맥주에 대한 여러 사실이나 필자의 의견을 소개할 테니,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겠다.

 

# 국산 맥주, 믿고 걸러야 할까?

우선 대기업에서 취급하는 국산 맥주에 대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은, 국가에서 맥주에 대해 세금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맥주에 대해 완제품이 아닌 투입되는 재료들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인 종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만을 놓고 보면 세금 책정 방식에 분노를 느낄 수도 있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소주나 막걸리와 같은 다른 종류의 술들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맥주에 종가세를 부과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카스나 하이트같이 대량 생산되는 국산 맥주를 마실 때, 뭔가 맛이 비어 있는 것 같고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다. 이는 높은 세금이라는 부담을 껴안고 저렴한 수입 맥주와 가격 경쟁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맥아 함량을 줄이거나 정제수를 첨가해야만 했던, 그들의 한계 때문이었을 것이다.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클라우드나, 하이트 진로와 오비 맥주의 비주류 상품인 맥스와 오비의 경우에는, 각종 세계 맥주 대회에서 수상했던 경력이 있을 만큼 품질에 대한 많은 고민이 담겨 있는 맥주이기 때문에, 개성에 따라 풍부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대량으로 생산되는 맥주들의 부정적인 측면이 될 수 있는 비어 있는느낌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소맥이라는 훌륭한 선물을 주기도 했다. 뭔가 모자라고 비어 있는 공간에 소주가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풍부한 느낌 덕분에 맥주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내는 맥주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주와 어울리지 않는다. 궁금하다면 음용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짜릿한 탄산이 강한 카스의 경우에는 삼겹살이나 곱창과 같은 고기의 기름기를 씻어내기에 좋고, 청량감이나 깔끔한 느낌이 강한 하이트나 피츠와 같은 경우에는 소맥에 더욱 어울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오늘은 대기업이 취급하는 국산 맥주에 대해 알아봤다. 국산 맥주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었다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 또한 오늘 회차를 마지막으로 맥주 코디도 끝이 난다. 지금까지 `맥돼조의 맥주 코디'를 사랑해 준 사람들에게도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맥주와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 왼쪽부터 하이트, 피츠, 카스, 맥스, 클라우드, 오비 필스너

 

소맥에 어울리는 국산 맥주: 하이트, 피츠

삼겹살, 곱창 등 기름진 고기와 잘 어울리는 맥주: 카스

맥주 자체에 집중하기 좋은 맥주: 맥스, 클라우드, 오비 필스너

조현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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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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