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코에 빨대가 꽂힌 바다거북이의 사진을 보면서, 인간의 자연 훼손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여겨지는데, 사실상 이러한 상황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환경 오염 문제의 전초전인 것으로도 보인다.
지금도 태평양의 한가운데는 인간이 아무렇게나 버린 각종 플라스틱 용기들이 바다로 떠밀려가 한반도 6배 크기의 쓰레기 섬을 이루어 해류를 따라 표류하면서 해양 동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양 동물에 따라서는 이러한 쓰레기를 먹이로 잘못 알고 먹었다가 죽게 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될 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 잡힌 어류를 조사한 결과 35%의 물고기 뱃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여파가 육지의 동물들에게도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갈 뿐 아니라 먹이 사슬의 최고점을 차지하고 있는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 또한 막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 때문에라도, 얼마 전 환경부에서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규제한다는 조치를 취한 것은, 상당히 늦긴 했어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겠는데, 이는 아무리 사용하지 말자고 해도 편리성을 외면하기가 좀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1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상당할 것임을 생각한다면, 1회용품의 사용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1회용품 사용 규제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1회용품의 사용을 없애거나 줄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일단은 제대로 된 뒤처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가 필요함도 알 수 있겠는데, 처리할 만한 장소도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만 해서야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부의 어린아이를 제외하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음에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버릴 장소가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상당한 게 사실이고 보면, 적절한 조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지금도 거리에서 쓰레기 수거함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보면, 이러한 현상은 보기에 따라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릴 수밖에 없게 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코 녹지 않으리라 여겨지던, 이른바 ‘최후의 빙하’마저 녹기 시작하여 2030년 이후의 여름에는 북극의 얼음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22일자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훼손하면서 스스로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환경은 “선조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빌려온 것”이라는 말의 속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이번에 시작된 1회용품의 규제 조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