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가까워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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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승완 기자
  • 승인 2018.09.1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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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업 아만보 9. 그린로드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0잔이다. 하루에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매일같이 마시는 것이다. 커피는 적정량 섭취할 경우 혈압 강하, 간암 예방 등의 효과가 있지만 그 양이 지나칠 경우 수면 방해, 콜레스테롤 증가, 조산·불임 등의 부작용도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음료 문화는 커피 이외의 선택지가 거의 부재한 상태다. 이에 그린로드 김지용(36) 대표는 작두콩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음료’로 그 대안을 제시했다. 


김 대표가 처음 작두콩에 관심을 가진 것은 비염 때문이었다. 평소 비염으로 고생하던 중, 청나라 의서 『본초비요』에 작두콩을 태워서 먹었다는 내용이 오늘날의 로스팅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작두콩을 로스팅한 음료 제품인 ‘킹빈’을 만들게 됐다. 킹빈은 콩 중의 왕이라는 뜻으로 작두콩이 국내산 콩 중에 가장 크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킹빈은 일명 ‘카페인 없는 커피’로 이름이 알려지며 임산부, 갱년기 여성, 아토피와 비염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커피의 대체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작두콩 찌꺼기는 화농성 질환에 효과가 있어 따뜻한 물에 풀어 씻으면 아토피나 무좀, 치질, 화농성 여드름 등 피부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전에도 커피 대용차가 나오긴 했지만, 100% 국산 원료로 다른 작물의 첨가 없이 커피와 유사한 풍미를 내도록 고안된 제품은 킹빈이 최초”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작두콩을 이용한 무카페인 음료의 비전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덕분에 농식품아이디어(TED)경진대회, 푸드테크서바이벌대회 미래식품왕 6차산업청년창업사업모델공모전 등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되면서 콩 분쇄, 로스팅 등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고,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에도 입주해 제품 생산의 도움을 받았다. 


한편 김 씨가 처음부터 창업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을 중퇴한 후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그저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시험에서 번번이 낙방해 뜻대로 되지 않았고 절망의 늪에 빠져 있던 중 생활비를 벌 생각에 취직한 농장에서 농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그 후 다소 늦은 나이에 한국농수산 대학에 입학하는 등 농사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단 저지르라’고 조언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혹은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꿈이 생겼을 때 지나치게 많은 계획을 짜느라 기회를 놓치느니 차라리 조금 부족한 모습으로라도 시작하고 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는 “얼핏 어렵고 힘든 길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헤쳐온 경험으로는 그 길이 더 쉽고 빠른 길이었다”며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장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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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btist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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