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적용시켜본 마케팅 4P중 ‘Product’
식당에 적용시켜본 마케팅 4P중 ‘Product’
  •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 승인 2018.11.07 10:04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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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항의 마케팅 튜토리얼 5

지난 6월 마마무의 화사가 어느 공중파 TV 프로그램에서 ‘곱창 먹방’을 선보였다. 갑자기 곱창집 밖으로 긴 대기줄이 생겼다. 그 전부터 곱창을 좋아했는데, 자주 가는 곱창집이 두 군데 있었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두 곱창집은 여러 가지로 서로 달랐다. 한 곳은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 곱창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다른 집은 생긴 지 3년 미만으로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곱창의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 했다. 두 식당에서 써 붙이지는 않았지만, 대략 둘의 포지셔닝을 ‘전통의 최고 곱창’과 ‘접근성을 높인 곱창’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당연히 타겟, 곧 목표고객이 다르다. 전자는 고연령, 고소득에 오랜 곱창 애호가였고, 후자는 그에 비하여 비교적 젊은 층이 주류였고 소득도 낮은 편이었으며, 새로운 음식으로 또는 화사의 먹방 등으로 화제가 되니까 곱창을 시도해보려는 이들이 많았다. 이렇게 목표고객과 포지셔닝이 정해졌을 때, 어떻게 제품(product)을 만들고, 가격(price)을 설정하고, 어디(place)서 팔 것이며, 어떻게 알리고 판매를 촉진(promotion)할 것인지 마케팅 실행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네 가지를 바로 마케팅의 4P라고 한다.


‘제품’에서는 무엇을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까. 두 곱창집을 가지고 경험에 의거해 비교해 보겠다. 먼저 재료, 곧 원산지가 한우와 오스트레일리아산으로 갈렸다. 고급 이미지 유지를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전자 식당측은 말했다. 사실 그 자체가 자부심의 원천 중 하나였다. 후자 식당은 한우를 써서는 젊은 소비자를 유인할 수 없었다. 곱창을 굽는 방식도 달랐다. 전자는 아저씨가 벌겋게 불이 오른 숯을 가져와서 그 위에 판을 높고 구웠고, 후자는 프로판가스를 연료로 사용했다. 함께 제공되는 반찬도 깍두기와 동치미와 같은 김치류와 드레싱이 부어진 서양식 샐러드로 갈렸다. 서빙을 하는 이들도 전자는 유니폼을 갖춰 입은 최소한 4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이었고, 후자는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주로 했다. 이렇게 포지셔닝에 맞추어 제품을 구성하고 만드는 재료, 디자인, 서비스 방식 등등을 결정하는 과정과 결과가 바로 마케팅에서의 ‘제품(product)’이다.

▲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제품 개발은 얽매인 틀을 깨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 마케팅에서 성공적인 제품 개발은 얽매인 틀을 깨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진출처 : Unsplash

곱창이란 제품 카테고리가 정해진 식당을 에로 들었는데, 마케팅 활동 중 ‘제품’ 단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신제품 개발이다.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했던 거시환경부터 3C, 곧 고객, 경쟁, 회사 자신을 분석하여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욕구를 찾아내어 신제품을 개발한다. 신제품도 종류가 있어서, 세 가지로 크게 나눈다. 기존 제품을 개량한 것도 신제품의 한 종류다. 주행거리와 파워에 문제가 있던 전기차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고성능 자동차와 같은 급으로 내놓은 테슬라가 그 예라 하겠다. 다음으로 어느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제품을 내놓은 경우도 해당된다. 이제 주력제품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몇 년 전 LG화학에서는 신제품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보통 신제품 개발이라고 하면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제품들을 생각한다. 헨리 포드의 모델 T,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그들 전에 원형이라고 할 만한 제품은 있었지만, 극소수만이 쓰던 것을 그 둘은 완전히 다른 생산 방식과 디자인, 사용법으로 대중적인 제품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조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포드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물으면 더 빨리 달리는 말이라고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잡스는 ‘만들어 보여주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포드와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세상을 바꾸는 그런 ‘제품’은 ‘마케팅’을 위해서는 현상에 얽매인 틀을 파괴하고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박재항 마케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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