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UN에서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5.87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34개국 중 32위를 차지했다. 또한 OECD가 매년 발표하는 ‘삶에 대한 만족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25위에서 2015년 29위, 2017년 30위로 꾸준히 하락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핸드폰으로 접하는 SNS 피드 화면은 온통 행복과 만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을 해결하고자 닛픽은 ‘불편함을 편하게 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회사 이름인 닛픽은 Nit(머릿속에 사는 이) Pick(뽑다)가 합쳐진 것으로, ‘짜증나는 것을 뽑아내다’를 의미한다. 회사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한 앱 ‘불편함’은 불편함을 수집 및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닛픽은 이용자들의 기록을 상호 평가를 통해 리워딩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후 재가공 된 데이터를 필요한 곳에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불편함을 수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집한 불편 사항들을 극복한 제품을 자체 제작해 오픈 마켓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닛픽의 김준영(29) 대표는 2013년 노량진에서 고시 공부를 하던 당시, 노량진 식당들의 불편함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커뮤니티가 점점 커지자 한 식당 사장님이 본인 식당에 대한 불편 사항을 공유할 것을 부탁했고, 이후 메뉴 개선과 특정 시간대 직원 불친절 문제 등과 같은 불편 사항들이 개선됐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에 ‘단순한 정보 커뮤니티를 넘어 사업주들에게 귀중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말에 영감을 받아 이후 닛픽을 창업하게 됐다”며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한편 닛픽은 창업 중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 씨는 “지원 서류를 통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한국의 창업 지원 시스템을 칭찬했다. 실제로 그는 ‘스마트창작터’, ‘스마트벤처캠퍼스’의 정부 지원 자금을 통해 초기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또한 ‘스타트업 캠퍼스’라는 네트워킹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팀원 형성에 도움을 받았고 현재는 ‘디캠프’를 통해 회사 공간을 대여받고 있다.
플랫폼을 완성해 내놓으면 다 잘 될 줄 알았다는 그. 창업 초기에는 적은 이용자 수와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주제에만 불편 사항을 적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매일 하나의 주제를 정해 주제에 관련된 불편함을 받는 것으로 수정했다고 한다. 이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불편을 받으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됐고, 입소문을 통해 의뢰인들과의 계약에 성공하게 됐다.
창업 초기에는 하루에 한 끼를 많이 먹어 저녁까지 버티기도 했다는 그. 특히 리워딩 앱인 만큼 앱 사용자 증가 폭에 비해 의뢰인 수가 부족해, 입소문을 통해 의뢰인이 늘기 전까지 자금 부족이 가장 문제였다고 답했다. 사실 현재도 힘든 상황이라고 고백한 그는 “끊임없이 내일을 생각하는 것이 힘들다”며 창업 자체의 불안정성을 꼬집었다. 그러나 고객이나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닛픽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팀원들을 꼽았다. 업무 과다라는 스타트업의 숙명을 감당해주는 팀원을 위해 그는 대중의 의견을 뒤끝 없게 진행하되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건 꼭 하게 해주는 지금의 사내 문화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에서 필요한 역량으로 능력, 노력, 타이밍 세 가지를 꼽았다. 또한 고객을 설정하고 요구를 분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무엇’보다는 ‘누구’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도전해볼 것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