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해야 몸이 건강한 것처럼 우리의 지식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골고루 배워야 학문의 식견을 넓힐 수 있다. 최근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과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질 좋은 정보와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그중 우리 대학 동문이자 유튜브 63만 명 구독자를 자랑하는 ‘효기심’이 우리에게 국제 정치에 대해 폭넓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고 있어 화제다. 신뢰와 재미를 모두 갖춘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효기심’ 최영효(정치외교·4) 씨를 성수에 위치한 트레져헌터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채널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11학번 최영효이다. 채널 이름 ‘효기심’은 `최영효의 호기심'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신기한 모든 호기심에 대해 다루는 지식, 정보 유튜브 채널이다. 채널에서는 국제정치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재학 중 정치외교학과 학생들 대화에서 ‘저런 거 가지고 굳이 싸울 필요가 없을 텐데 다들 몰라서 싸우는 것 같다’라고 생각되는 정치 이슈들이 많았다. 이처럼 국제정치가 뉴스에서 자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유는 많은 분이 국제정치를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정치를 이해해야만 국내 정치에 대한 이해도 쉬워져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국제정치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관심이 생기도록 도와주는 유튜브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
▶ 국제역사, 생활 상식, 과학 탐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유튜브 영상을 제작할 때 보통 어디서 영감을 받나
일상에서 누구든지 궁금할 수 있는 내용을 주로 다루려고 한다. 예를 들어 홍콩 시위 편은 구독자분께서 댓글로 직접 홍콩 시위에 관해 다뤄달라고 요청하셔서 만들게 됐고, ‘고급휘발유가 더 비싼 이유’에 관한 영상은 지나가다가 우연히 휘발유, 고급휘발유가 나뉘어 있는 것을 보고 ‘둘이 뭐가 다를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만들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도, 나 자신이 문득 궁금한 것도 모두 올리는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 비교적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영상을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전반적인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영상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떤 영상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기도 하고,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들은 `시청자에게 어떻게 하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까'를 고민하고 가공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 또한 정치 외교는 기본적으로 사회과학이므로 역사적 사실 확인을 위해 학회로부터 검증받은 논문을 반드시 봐야 한다. 따라서 제작 과정 중 여러 논문 자료를 확인해 참고한 후 만든다. 이렇게 논문을 참고해서 내용정리가 이뤄지면 촬영대본을 짜서 편집자분께 넘긴다.
▶ 초등학생 희망 진로 5위가 유튜버일 만큼, 요즘 세대는 미디어 크리에이터에 대한 로망이 크다. 그러나 환상과 달리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유튜버로 생활하며 직접 겪은 힘든 점이 있다면
유튜버로 일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집에서 일해서 부럽다”이다. 하지만 집에서 일하면 내가 일하는 공간과 일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분리가 안 돼서 힘들다. 집에 있을 때 쉬려고 누워도 일을 계속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불안하다. 또 아무도 무엇을 하라고 시켜주지 않아 뭘 해야 할지 찾아내야 할 때 막막해 가끔 엄청난 스트레스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 반대로 지난 2년 동안 유튜브 효기심 채널을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
영상에 달리는 댓글을 보고 뿌듯함을 느낀다. 그중 가장 뿌듯했던 댓글이 있다. “효기심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서 나가봤더니 아버지께서 효기심 영상을 보고 있더라 아버지도 나도 효기심 팬이다”라는 댓글을 보고 정말 뿌듯하고 신기했다.
▶ 뛰어난 말솜씨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리 있게 말하는 팁이 있나
공감 능력을 갖추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우선 본인이 이해하기 쉬워야 남들도 이해하기 쉽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헤아려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영상 마지막에 ‘볼만했다면 좋아요와 구독! 재미없었다면 싫어요를 꼭 눌러주세요’라는 독특한 멘트가 인상적이다. 이와 같은 마무리 멘트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구독자 수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또한 시청자분들이 눌러주시는 ‘싫어요’는 확실한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무리 멘트 덕분에 굳이 구독을 눌러 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시청자분들이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시면 ‘잘하고 있구나’고 그렇지 않다면 ‘잘못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 유튜브는 이미 거대 지식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유튜브의 지식 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학문적으로 나아가 대학교의 전공들처럼 세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경제, 역사, 정치, 물리학 등으로 나뉜다면 전문적인 내용의 지식 콘텐츠가 양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제2의 직업을 갖게 된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나
정치 외교 강사가 되고 싶다. 많은 분께 국제정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자는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해 지금 하는 유튜버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며 꼭 지키고 싶은 신념이나 제작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돈과 구독자에 절대 연연하지 않는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돈을 많이 번다는 건 정말 중요하지 않다. 단지 대한민국에서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과 오해가 사라지는 데 일조하고 싶다.
▶ 요즘 유튜버를 꿈꾸는 분들이 많다. 유튜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유튜버는 단지 돈벌이 수단이나 직업으로만 생각한다면 오래 하기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버를 왜 하려는지 본인만의 분명한 이유와 유튜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이 있다면 무엇인가
편집자이다. 일 년 정도 함께하고 있는 편집자가 있는데 나와 정말 잘 맞아 척하면 척하는 친구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주변에서 취업에 대해서 강조하더라도 취업만 생각하지 말고 그 전에 본인이 이 사회에서 정말로 되고 싶은 사람은 무엇인지,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를 정하는 게 최우선이다. 최소한 이러한 고민을 거쳐 직업을 선택해야 혼란이 생기지 않고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얻으며 일할 수 있다.
Epilogue
최영효(정치외교4) 씨는 모든 사람이 국제정치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그는 부와 명예보다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실현하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콘텐츠는 우리가 궁금해하고 알아야 하는 정보에 대해 다루며 마냥 재밌다가도 마지막엔 긴 여운을 주곤 한다. 국제정치를 몰라서 일어나는 갈등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그. 앞으로도 국제정치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주기를 소망해본다.
목소리가특이해서 성우인줄알았는데효기심 목소리였다니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