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들>
이재원(문예창작·4)
1.
밤이면 별들을 바라봐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지금 가르쳐 줄 수가 없지만
오히려 그 편이 더 좋아
내 별은 아저씨에게
여러 별 중의 하나가 되는 거지 그럼
아저씨는 어느 별이든지 바라보는 게
즐거워질 테니까… 그 별들은 모두
아저씨의 친구가 될 거야
2.
안산 분향소에 간 적 있다
액자들은 못다 한 항해를 하고 있었다
하얀 제단이 상자가 될 수 없고
그 안에서 어린왕자들이 양이 될 수 없듯이
검게 출렁이는 우주 속에서
수억 광년의 시간을 미리 넘나들고 있었다
저기압으로 분향소에 불시착한 어른들
울음이 멎으면 이곳이
사막이 되어버릴까 봐
다들 먹장구름을 풀어내었다
촛불이 되어가던
뜨거운 목젖들
구름으로 짠 성긴 스웨터로
옷 갈아입은 아이들
액자들 속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어린왕자들은
물의 입자로 돌아가지 않고 그저
각자의 행성에 도착해
별이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대낮부터 치켜뜨고 있던 달이 서슬 퍼래지고
하늘에는 노을이 깔리고
나는 수평선 도르르 밀며
별들이 평생 지녔던 그 장미 한 송이
건네고 싶다, 우리의 눈시울마다
지니고 있는 그 붉은 꽃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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