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의 구분이 옅어진 시대다. 각종 SNS와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연예인의 것으로 대표되던 유명인의 수식어를 달기란 새삼 쉬운 일이 됐다. 하지만 아무나 유명해질 수는 없는 법. 유명해지기 위해선 각종 SNS와 방송 매체를 활용해 자신을 알려야 한다. 이때 쓰는 방법은 크게 플랫폼을 발판 삼아 존재를 알리거나 방송 매체를 활용해 대중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것 두 가지이다. 간혹 외모가 출중하거나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온 세상의 관심을 받곤 한다.
◇ 사람을 현혹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힘. 이를 흔히 ‘마력’이라고 한다. 필자는 정계나 연예계 활동 없이도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람에게는 매력보다 무서운 마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하루가 다르게 자극적인 소식으로 뒤덮인 뉴스 속 눈에 띄는 마력의 소유자를 발견했다. 선택받은 마력의 소유자, 그의 이름은 바로 전광훈이다.
◇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이자 청교도영성훈련원의 원장인 그. 그는 등장했다 하면 대중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믿음으로 하나님을 모시는 성직자로서, 꾸밈없는 자세를 유지하며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저세상 친근감을 표시하는가 하면 “애국 집회에 참석하면 전염병도 낫는다”며 자가격리 통지를 받은 자신의 몸을 친히 광장에 세우는 행동가다. 종교밖에 모르는 그 앞에서 한낱 건강 따위는 신경 쓸 힘조차 없다. 대통령에게 사과할 수 있는 한 달의 기간을 주겠다며 순교를 각오하는 배포 또한 과거 그 어느 장수보다 놀랍다.
◇ 이 마력이란 것은 그 뜻 그대로 원인을 알 수 없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하나님 위에 군림하는 신으로 만든 목사를 추앙하도록 만들었다. 이들은 아마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한 인간상에 강렬한 무언가를 느낀 것 같다. 지난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교인 90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 이제 그들은 “검진을 받지 마라”는 말에 할렐루야를 “방역수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그의 말에는 ‘아멘’을 외친다. 참고로 ‘아멘’은 기도나 찬양 끝에 붙이는 ‘그렇게 될지어다’라는 뜻의 감탄사인데, 마력이 이렇게나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