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와 매체 신뢰도
저작권 침해와 매체 신뢰도
  • 단대신문
  • 승인 2020.11.11 00:28
  • 호수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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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학생이 표절과 저작권 침해에 관해 물어왔다. “저작권 관련 법률이 창작자 권리 보호에 치중되어야 할지 아니면 이용자 측면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지 궁금합니다”라는 아주 공손하고 깍듯한 질문이었다. 강의 중에 잠깐 언급하고 지나간 부분이라 학생의 질문이 반가웠던 반면 아직도 저작권이 창작자의 당연한 권리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비단 질문을 한 학생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작권은 120% 창작자의 권리 보호가 우선이다. 음악이든 영상이든 모든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아이디어, 시간, 노력이 들어간 그들만의 당연한 권리가 있다. 물론 백신이나 과학 기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아무 대가 없이 모든 이들에게 배포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개발자의 의사가 우선 되어야 한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두 곳이 한 지역 언론사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 일부를 무단으로 사용해 법원으로부터 손해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한 채널은 영상 사용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로 해당 영상을 사용했고, 다른 한 곳은 영상 사용 요청을 거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그대로 사용했다. 방송사 측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었고 출처도 표기했다고 밝혔지만, 영상 상단에 있던 지역 언론사 로고 원본을 흐리게 처리하고 대신 그 자리에 자사 로고를 입혀 방송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두 채널 모두 무단 도용한 영상을 사용한 곳이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뉴스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직접 취재를 통해 촬영 제작된 유튜브 영상은 단순 보도 목적의 경우 사용 허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제작자가 거부한 경우 이를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지역 언론사보다 인력과 자금이 충분한 대형 언론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이해하기 어렵다.

TV, 신문 등 전통 매체는 디지털 미디어에 매체 신뢰도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특히 2~30대 젊은 층에서 그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매체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해당 매체를 통해 노출되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믿음이 저하된다는 의미와 함께 시청률 하락에도 영향을 끼친다. 낮은 시청률은 광고주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며 이는 광고비가 디지털 미디어로 이동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러한 광고비 감소는 곧 제작비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콘텐츠 제작환경에도 영향을 끼친다. 매체 신뢰도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양질의 뉴스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영국 로이터 통신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미디어 신뢰도 1위 채널 역시 근래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은 채널이었다. 좋은 뉴스, 신뢰받을 수 있는 뉴스를 제작하고 보도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 1분의 영상이라도 도의와 법률에 따라 기본을 지키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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