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늘이 왔습니다. 처음부터 흔들림은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선택의 끝을 보겠다며 이 악물고 달려온 2년 6개월. 이제 그 마지막을 남겨보려 합니다. 지원서를 넣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대신문보다 우선했던 건 없습니다. 이 정도면 사랑이라 부르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열렬한 짝사랑입니다.
몸은 고돼도 마음이 울리는 이 일이 감사했습니다. 인생의 방향을 일깨워주신 김영만 원장님과 꿈을 키워주신 오연호 대표님, 퀴어축제와 노량진 수산시장의 온도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린 나이, 학보사 기자임에 누릴 수 있었던 사회 현장. 그리고 타인과의 진지한 대화는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 여전히 자부합니다. 그래서 기사를 썼습니다. 몇 번을 들어도 따듯한 기자님들의 응원이 제 연료였고 취재의 가르침이 제 동력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께도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힘을 냈습니다.
사실 저는 단대신문 최초로 홍보영상을 촬영한 영광의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매해 수습기자 면접 시 지원동기로 언급되는 즐거움을 맛보기도 했으니, 이 정도면 성공한 사랑이었을까요? 이곳에 소중한 추억이 너무도 많습니다.
지금 단대신문은 너무도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올해보다 내년에는 더 큰 혼란이 찾아올지 모릅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합니다. 수십 년, 수백 명의 추억이 깃든 단대신문을 지켜주세요. 편집장 활동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지금의 저는 응원을 보탤 뿐이지만 우리는 그럴 힘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여기에서 배운 모든 것을 안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겠습니다. 단대신문과 여러분을 사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