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순서>
1. 달궈진 팬에 파와 식용유를 넣고, 달걀을 볶는다.
2. 달걀 위에 밥 반 공기, 간장 한 스푼, 굴 소스 한 스푼을 넣어 볶음밥을 만든다.
3. 알맞은 크기의 김에 볶음밥과 데운 소시지를 얹어 둥글게 만다.
4. 김밥을 물에 불린 라이스페이퍼로 감싸고 팬에 굽듯이 튀긴다.
5. 겉면이 바삭하게 튀겨지면 꺼낸 뒤, 젓가락을 꽂아 한 손으로 들고 즐긴다!
TIP. 골고루 굴리며 튀겨야 제대로 바삭해진 라이스페이퍼의 진가를 맞이할 수 있다!
녹음이 짙어지고 나들이 가고 싶어지는 5월이 도래했다. 예전 같았으면 중간고사가 끝났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누볐겠지만, 지금은 온갖 과제로 집 안에 발이 묶였다. 이 와중에 김밥을 만들어 나들이 기분이라도 내야 하나 싶었지만, 온 정신을 시험에 내쏟고 남은 것은 놀고 싶다는 미약한 의지뿐. 그래서 마트에 가지 않고도 집에 몇 안 되는 재료를 이용해 간단한 김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칭 ‘곰손’ 보유자인 기자는 평범한 레시피로 괴식을 창조해낸 전적이 있다. 따라서 간단하지만 망하지 않을 필승 조합이 필요했다. 그때 떠오른 것은 ‘신발도 튀겨먹으면 맛있다’는 우스갯소리. 요즘 유행하는 라이스페이퍼 튀김이 생각나김밥에 라이스페이퍼를 감싸서 김밥 튀김 바를 만들기로 했다.
먼저 냉장고 사정을 고려해 간단한 달걀 볶음밥을 만들었다. 끓는 물에 소시지를 데우면서 다른 팬에는 파와 식용유로 파 기름을 만들고 달걀을 볶았다. 곧 달걀이 익기 시작해 간장 한 스푼을 넣고 밥과 함께 볶아 볶음밥을 마무리했다. 아, 추가로 굴 소스 한 스푼도 첨가하면 금상첨화다.
이제 잘 감싸서 튀기기만 하면 된다. 따뜻한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불리고 소시지 길이에 맞춰 김밥용 김을 두 동강 냈다. 그 위에 밥을 얇게 펴고 소시지를 얹어 돌돌 말고 난 다음 페이퍼로 감쌌다. 이때 주의할 점은 페이퍼는 같이 말지 않고 나중에 감싸야 한다. 안타깝게도 기자는 김과 라이스페이퍼를 함께 말려고 하다 서로 달라붙어 김이 구겨지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깨달았다.
밥을 반 공기 정도 사용하면 김밥 2개 분량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식용유 두른 팬에 얹어 3~5분간 노릇노릇하게 구워줬다. 골고루 굴려가며 익히다가 라이스페이퍼 겉면이 하얗게 튀겨지면 완성이다. 이제 이것에 젓가락을 꽂으면 한 손에 쥐고 김밥 튀김 바를 즐길 수 있다!
완성된 김밥 튀김 바의 비주얼은 사실 놀라웠다. 분명 만든 건 반듯한 원통 모양이었는데, 튀기고 나니 마치 방망이 같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으로 판단한 것과 다르게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라이스페이퍼의 식감이 느껴져 감탄이 나왔다. 그리고 이어진 통통한 소시지와 고슬고슬한 볶음밥의 조화에 엄지를 척하고 들 수밖에 없었다.
만들어 놓은 두 개의 김밥 튀김 바 중 남은 하나는 케첩을 뿌려 변화를 줬다. 새콤한 케첩 맛이 가미되니 느끼할 수 있는 튀김 맛이 중화돼 한층 더 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덕분에 온종일 앉아 과제를 하느라 속 썩였던 시간이 창가에 앉아 먹은 김밥 튀김 바 한 줄과 탄산수 한 잔으로 말끔하게 비워진 듯했다.
한 줄 평
튀김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동생에게 김치를 추가한 김밥 튀김 바를 만들어 주자 근래 듣기 어려웠던 칭찬도 들을 수 있었다. 간단하지만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싶다면 좋아하는 재료들을 추가해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