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소주인 희석식 소주만큼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는 술도 없다. 화학주, 공업용 알코올 등이 대표적인 별명이다. 그렇다면 소주는 정말 화학주이고, 공업용 알코올로 만들었을까? 우리는 소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발효주를 증류하면 소주와 같은 증류주가 된다. 이 기술은 중동의 연금술에서 왔는데, 이의 영어 명칭이 알케미(Alchemy)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바뀔 화, 배울 학을 사용하는 바꾸는 학문인 화학, 그리고 영어로는 연금술 알케미에서 유래한 화학(Chemistry)이다. 즉 소주는 화학에 근간하여 만들어진 술이며, 그렇다면 화학주라는 수식어는 맞다.
소주가 오해를 받는 부분 중 하나가 공업용 알코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주에 들어가는 주정이 공업용 알코올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공장에서 알코올을 만들 때, 먼저 공업용 알코올을 만들고, 그것을 소주로 이용하는 일은 없다. 순도 95% 이상의 주정을 만든 후, 소주로 사용할지, 공업용으로 사용할지 구분한다.
그렇기에 공업용 알코올을 섭취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공업용 알코올에는 에탄올뿐만이 아닌 다양한 물질이 들어간다. 대표적인 것이 시신경을 마비시키고, 목숨까지 잃게 하는 메탄올이다.
우리가 항상 보는 소주의 광고는 늘 이슬같이 깨끗하고, 순수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토록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의미일까?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풍미가 전혀 없다. 쌀, 보리, 포도, 수수 등 다양한 농산물로 술을 만들지만, 일반적인 소주는 이러한 향미를 99.9% 제거한다. 알코올 도수를 95% 이상 올리기 때문이다. 제거를 안 해도 문제가 된다. 늘 소주의 원료는 바뀌기 때문이다. 타피오카 등의 수입 원료도 있지만, 재고미, 낙과된 과실 등도 있다. 덕분에 싸게 먹을 수 있지만, 재료도 매번 바뀐다. 그렇기에 그 풍미를 남겨 놓으면, 술맛이 매일 바뀌게 된다. 그래서 농산물의 풍미를 완벽히 제거해 깨끗하고, 순수하다는 표현을 한다.
소주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것이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논리는 아니다. 소주는 소주대로, 다른 술은 다른 술대로 각자의 역할이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알고 마시는 것이다. 공업용 알코올로 만들었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도 없는 것이며, 순수하고 깨끗하다고 해 정말 순수한 결정체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