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고‘일단 해보자’
2학년 여름방학, 나는 갑자기 어디로든지 떠나야만 할 것 같았다. 지금 가지 않으면 영원히 타지를 밟지 못할 것 같았고 생각 끝에 나는 호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지에서 일을 하는 조건으로 임금은 받지 않고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이어서 돈도 절약하고 호주 현지 주거 생활도 체험할 수 있었다.
여행 중에 나는 없는 돈에도 98달러의 거금을 투자해 에얼리비치에 있는 휘트선데이 제도의 섬 투어에 참가했다. 얼마 후 화이트헤븐비치 섬에 도착했고 배의 선원은 나에게 스쿠버다이빙을 제안했다.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배에 같이 타고 있던 관광객 대부분이 스쿠버다이빙 신청을 했고 어느새 배에 남은사람은 나를 포함한 세 사람 뿐이었다. 배에 남은 사람들은 한가히 그들을 쳐다 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곧 “이 곳에서 다이빙을 하지 않는다면 분명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순식간에 잘 입혀지지도 않는 스쿠버다이빙복으로 갈아입고 발에는 물갈퀴까지 끼고 갑판 쪽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선원은 나에게 수영을 할 줄 아냐고 물었다. 난 할 수 없다고 하자 선원은 놀라는 눈치였다(호주인들은 학교에서부터 수영을 배우기 때문에 대부분이 수영을 할 줄 안다). 수영의 ‘수’자도 모르는 나는 물에 뛰어들자마자 엉성한 자세로 헤엄을 쳤고 짜디짠 바닷물만 입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그러는 순간 바다 밑을 보게 되었는데 이럴 수가! 나는 순간 가슴이 터질듯했다. 열대어들이 떼 지어 다니고 산호초들도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제 서야 나는 바다 속에 뛰어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이 용기를 내지 않고 스쿠버다이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멋진 장면들을 분명 놓쳤을 것이다. 수영도 못하는 내가 바다 속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에 나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나는 그간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일단 해보자’라는 도전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김이랑<사회과학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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