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학기마다 ‘수강신청대란’
2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른바 ‘수강 신청 대란‘이라는 과제가 학생들을 먼저 반겼다. 입학 당시의 혼란만큼은 아니지만 그것은 매번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일임에 틀림없다. 내가 배우고 싶은 과목의 선택에 있어 내 결정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기대하던 학문의 깊이를 채 느끼기도 전에 다운되는 학교 홈페이지와 이미 정원이 차버린 과목에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결국 이수 학점을 다 채우지 못하고 개강 첫 주를 보내거나 수강 신청 정정을 위해 강의 첫 날 들어가지 못한 학생도 생기게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이 인기 많은 몇몇 교양 과목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소문난 명 강의에 몰리는 학생들 때문에 미처 신청을 하기도 전에 정원이 다 차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해당 과목 강사진의 부족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결국 처음 계획한 강의 시간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과목들로 새학기를 보내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타 과의 전공 과목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매년 새롭게 바뀌는 학점제도 때문에 기껏 신청해 놓은 과목이 필요하지 않게 되거나 이미 다 채웠다고 생각한 교양 과목의 학점이 모자라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수강 신청 정정 기간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조교 실로 찾아가 이제까지 들었던 학점을 최근에 변경된 학점제도에 맞춰 보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만약 계속 모르는 채 학교를 다녔다면 졸업식 날이 되어서야 부족한 학점 때문에 학위를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직면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수강 신청은 대학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동안 짜여진 시간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학문에 좀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대학 안의 자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유가 학교측의 실수와 무관심, 계속해서 바뀌는 정책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면 수강 신청의 진정한 의미는 퇴색하게 될 것이다.
김유리<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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