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행복의 조건
며칠 전 한 일간지에서 한국 사회의 ‘학력 과잉(overedu-cation)’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 석사 출신이 ‘퀵서비스’ 일을 하고, 자전거대리점에서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다. 수입은 부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월 45만 원 선이 전부. 수차례 초등학교 기능직 직원 자리에 응시했으나 ‘너무 배웠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올해 2월 졸업한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도 49만 명(2년제 전문대 22만 명, 4년제 대학 27만 명)으로 10년 전의 32만 명에 비해 17만 명(53%)이나 늘었지만 대졸자들이 갈 만한 일자리는 오히려 줄고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30대 대기업 그룹, 공기업, 금융업 취업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에 1백58만 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백30만 명으로 28만 명이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렇게 학력 과잉 시대에 난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졸업을 하고 나면 ‘대졸자’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대학에 내가 와 있는 이유는 뭘까? 과연 좋은 직장과 좋은 인생을 위해서 만일까? 인생은 죽을 때까지 평생학습하며 살아 가는 삶이 행복한 삶이 라고 생각한다.
무지와 가난이 함수관계에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세계를 내다 보고 사회와 정치와 문화를 읽을 줄 알며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리해서 말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 등 이 모두 배움과 교육이 가져다 준 혜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물론 고학력에 도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일차적으로는 고소득과 사회적 신분상승을 이루기 위함이라는 데는 부인할 뜻이 없다.
그러나 콩나물 장사를 하고 살아가도, 퀵배달을 업으로 삼더라도 들판과 산속에서 작물재배 하는 농사꾼으로 살아 가도 높은 수준의 배움과 성취는 우리 삶을 살찌우는 행복의 조건임엔 틀림 없다.
김성희<인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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