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 네잎 클로버와 가짜 약
웅성웅성 / 네잎 클로버와 가짜 약
  • 이선미
  • 승인 2005.11.08 00:20
  • 호수 11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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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네잎 클로버와 가짜 약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친구가 며칠전 생일선물이라고 네잎 클로버가 담긴 예쁜 열쇠고리를 선물했다. 그 네잎 클로버를 보고 있자니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축제날 우리 동아리는 축제이벤트로 학생들에게 네잎 클로버를 코팅해 나눠주기로 했다. 그러나 네잎 클로버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우리 모두는 학교 앞 잔디밭에서 세잎 클로버를 잔뜩 땄다. 그리고는 세잎 클로버에 크기가 비슷한 다른 세잎 클로버 잎을 하나 따다가 감쪽 같은 네잎 클로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우리의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 네잎 클로버는 세잎 클로버의 돌연변이 형이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나폴레옹이 바닥에 있는 네잎 클로버를 보고 신기해서 허리를 구부린 순간 머리위로 총탄이 지나가서 목숨을 구했고, 그때부터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이 지극히 물질적이고 객관적이라지만, 오래 전부터 지극히 정신적이고 주관적인 논리가 개입되어온 경우가 있다. 바로 위약(僞藥·가짜약)이다. 가짜약을 진짜약으로 처방해 주면 진짜약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사실 1940년대까지도 미국의 의사들은 위약효과를 내기 위해 설탕약을 여러 모양과 색으로 만들어서 환자에게 주던 것이 다반사였다. 통상적으로 위약을 받은 환자들의 3분의 1가량이 만족스런 증세의 호전을 경험한다고 한다.
우리가 만든 가짜 네잎 클로버와 의사가 주는 가짜 약, 분명히 둘은 진짜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진짜라고 믿었고, 그랬기 때문에 행복했고 병세가 호전되었던 것이다. 원효대사가 간밤에 마신 꿀맛 같던 물이 아침에 보니 해골에 담긴 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온갖 역겨움과 구토를 느끼고 득도한 것처럼 물질은 정신으로 간단히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말이 결코 그저 있는 말이 아닌 것이다. 행운과 행복의 차이점이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그것은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선미<상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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