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대구참사, 책임지는 사람 없어
웅성웅성-대구참사, 책임지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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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4.02 00:20
  • 호수 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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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사건이 벌써 3주 째로 접어들고 있다. 사고 직후 각종 방송매체와 언론계에서 떠들썩했던 그때가 언제냐는 듯 잠잠해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 간간이 성금을 모금한다는 ARS식의 모금활동을 제외하곤 유가족들의 상심을 뒷전시 하고 있는 듯 하다.
사고 후, 사후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은 뒤로 한 채 정부와 지하철관련 기관사간의 잘잘못 따지기와 떠넘기기 식의 문제 해결로 참사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의 분노심이 더욱 치솟았다. 더욱 경악을 금지 못하는 사실은 대구지하철 공사 관계자와 대구시 당국자들이 엄청난 사고 앞에서도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해보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자행했다는 것이다. 기관사와 사령실의 교신 내용을 조작 발표하고, 사망자 수를 미리부터 130명 수준으로 묶어두려고 시도했다. 또 사건의 현장보존이 최우선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몇 시간만에 사고 차량을 월배 및 안심 차량 기지로 서둘러 옮겨버린 것도 그렇다. 또 쓰레기더미에서 유골이 나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조치에 사고 자체만큼이나 다시 한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책임자들에 반해 일부 국민들은 대구참사의 추모와 ‘횃불점화’로 민족 정기를 되새기는‘3. 1절 전야제’등을 갖고 참사로 숨진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등 따듯한 마음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적 손실을 일으키고 수많은 슬픔을 짊어진 유가족을 남긴 잘못은 결국 누가 저지른 것인가? 몸도 정신도 온전치 않은 정신이상자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사건의 회피만을 일삼는 정부의 무사안일이 계속된다면 이번 참사는 성수대교 때처럼, 삼풍백화점 때처럼, 아현동 가스폭발 때처럼, 씨월드 화재 때처럼 서너 달쯤 지나면 또 우리들의 기억에서 자연스레 지워질지 모른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이번에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계속되는 무차별적이고 목적도 없는 무자비한 재앙을 받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귀현<법정학부 행정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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