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양은 날로 날로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어떤 책을 선택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독서문화의 정착을 표방하며 매주 도서들을 지정해 홍보하고 있다. 권위 있는 저명인사 혹은 해당 도서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을 초대해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지정도서는 일주일 단위로 갱신된다. 이 프로그램에서 지정한 도서들이 서점마다 가득 차고 매주 발표되는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을 이 권장도서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미디어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와 같은 노력이 독서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던 대중들에게 독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또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도서가 지정되는 것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살펴보면 출판계와 독자층이 거대한 미디어 자본에 예속되어 가고 있는 상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외형적인 독서 인구 증가에 비례하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독자층 또한 늘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직접적으로 도서들을 접하고 자신의 기호 또는 필요에 따라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읽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기술 진보와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미디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이에 못지않게 활자매체의 역할과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사과 속 씨앗의 양은 알 수 있지만 씨앗 속 사과의 양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읽는 책속의 씨앗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역경과 고난에 뿌려질 지식과 체험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다만 몇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책속의 씨앗을 얼마만큼의 열매로 수확하는냐가 중요한 것이다.
학문에, 또는 생활에 필요하다는 실용적인 목적 이외에도 교양 함양과 다양한 간접체험을 위한 폭넓은 독서가 요구된다. 자신의 독서량과 독서 습관은 어떠한지 한 번 쯤 되돌아보아야 할 때다.
박현익<인문학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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