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대동제는 속 빈 강정이다. 교직원, 학생 그 누구도 축제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를 볼 수 없다.
물론 대동제의 의미를 되살리고 전체 구성원을 위한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애쓰는 대학 본부와 총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인원이 있음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수고가 대동제가 지난 후 널려있는 술병과 함께 물거품이 되니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우리 대학도 ‘단국’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걸 수 있는 특별한 대동제가 필요하다. 사회에 단국의 이름을 널리 알려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대동제가 필요하다. 전 구성원에게 ‘나는 단국의 학생, 교직원’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줄 대동제가 필요하다.
노숙을 하면서까지 보고 싶어하는 연세대의 ‘아카라카 응원제’나 금남을 깨는 숙명여대의 ‘남자친구와 함께 듣는 우리학교 명강의’ 등의 행사는 그들만의 독특한 축제다.
80년대 우리 학교에도 독특한 대동제가 있었다. 대동제가 시작되는 날 운동장 한가운데 짚단이 쌓이고 단과대 별로 새끼줄을 꼰다.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이 되면 짧은 것은 더 길고 굵은 동아줄에 이어지고 대동제의 마지막 날이 되면 가장 열심히 꼰 단과대의 동아줄 하나에 모든 것이 합해진다. 마지막 날 밤, 한 아름 굵은 동아줄을 동네 주민과 함께 어깨에 짊어 매고 풍악을 병풍 삼아 한남동을 한 바퀴 돌고 운동장 가운데에 똬리를 틀고 불에 태운다. 긴 밤 동안 이 불꽃은 대동제의 마지막을 지켜준다. 교직원, 재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탁주를 기울이고, 졸업한 선배들을 손님으로 초대한다. 동이 틀 무렵 대동제를 함께한 이 동아줄은 재로 남는다. 86학번 선배의 전언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이름을 빌어 관중몰이를 하는 행사와 술에 취해 의미 없이 소리 지르고 밤새 먹고 마신 학생들에게 나흘간 몸살을 앓고 쓰레기 더미가 되어버린 캠퍼스는 지난 2년 동안 보아온 대동제의 전부다.
캠퍼스의 낭만이 있는 단국인만의 특별한 대동제를 기대해본다.
이세환<언론영상학전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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