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 줄기세포 연구 찬·반과 같은 토론 중간에 꼭 나오는 발언이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지도 않고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 우리는 저마다 세계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있습니다. 몇 사람들은 사람마다의 가치관을 존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을 겪으면 견문이 더 넓어지는 등 가치관이 변합니다. 우리들이 가치관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상태라 가정했을 때, 신념을 지키고 입장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습니다.
"불변도 변화한다는 생각도 모두 신념"
[현답]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주위환경이 변하면서 가치관이 바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고정된 신념으로 평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전자의 경우 환경 또는 마음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의 가치관을 신념으로 간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신념이란 가질 필요가 없고, 만약 그것을 갖는다면 스스로 도그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이 강하다면 그러한 신념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 믿음의 대상이 자신이기도 하고 절대적인 존재 또는 절대적인 이론이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존재는 신, 그 이론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러한 믿음은 신념 더 나아가 신앙입니다. 그 예로써 인간의 몸은 변화하지만 그것을 지배하는 것은 영혼으로서 영원불변의 실체라고 믿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이 죽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기독교로 대표되고 있지만 고대인도의 브라만교도 이에 해당됩니다.
반면에 근본불교의 제법무아(諸法無我)에 입각한다면 몸 뿐만 아니라 정신도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정신에 해당되는 가치관도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근본불교에 입각한 것이므로 그러한 이론에 반대한다면 반드시 그렇다고 믿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것을 믿는다면 신념 더 나아가서 신앙으로서 그 신자가 되겠지요. 이러한 근본불교는 브라만교에 대한 반박을 통하여 등장하였습니다.
이처럼 불변의 실체가 있으며 그에 입각한 가치관도 신념이지만 반면에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생각 역시 신념입니다. 양자가 만난다면 서로 반대되기 때문에 논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한 것이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강한 집착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후자는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으며 집착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염세적인 가치관을 가질 가능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양자는 물과 기름과 같이 섞이기 어렵고, 그것 모두 극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극단을 피하기 위하여 중도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중도가 가장 좋은 가치라고 지나치게 생각하면서 집착하는 것도 신념이고 그것 역시 결국 극단으로 다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으로 인하여 세계를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보게 됩니다. 마치 대롱으로 하늘을 보면서 전체를 보았다고 우기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대에게 주입시켜 자기와 같은 사람을 만든다면 그것은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하여 이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양극단을 피하고 중도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불변의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는 신념, 그렇지 않다는 신념 역시 나름대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론들이 종교화되어 오늘날까지 지속된 것을 보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기여 만큼 피해를 준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모든 신념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