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여러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이 연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방송사상 유례없는 시즌제를 도입한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영애씨)는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평균 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재 시즌 6까지 제작돼 절찬 방영중에 있다. 드라마에서는 이영애(김현숙)를 중심으로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다. 30대 노처녀 이영애는 예쁘지도 행동이 얌전하지도 않지만, 솔직 시원한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애씨’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판타지를 쏙 빼고 리얼리티를 살려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과 최근 이슈들이 등장한다. 스토리 전개 또한 평범한 일상생활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영애씨’ 공식사이트(http://www.chtvn.com/DM/youngae6/) 게시판에는 ‘너무 내 얘기 같다’는 반응이 많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이 3%대의 시청률을 경신하며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만들어냈다. 소개팅 준비, 화장실 사용법, 쇼핑, 컴퓨터 사용, 방구 트기 등 생활 속 남녀의 차이를 짤막한 콩트로 표현한 이 프로그램 역시 시청자들과의 공감에 성공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프로그램을 보며 남자는 생활 속 남자의 심리에 공감하고 여자의 심리에 신기해한다. 반대로 여자는 여자편의 내용에 공감하고 남자편을 보고 “말도 안된다”, “충격적이다”이라며 놀라워한다.
이러한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의 상승세는 리얼리티 추구에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진행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들의 일상을 보여줘 시청자들과의 공감을 형성한 것이다. 지상파 방송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다는 것도 케이블TV가 일상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요인이다. 문화의 다양성은 향유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상파 독점 구조가 무너지고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들은 양질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택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