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1.02.03 10:00
  • 호수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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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파장 또한 언론인의 책임 범주

 

▲ 호주 시드니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리언 어산지씨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폭로·누설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세계 주요 5대 언론사에게 전달했다. 언론사들은 이를 일제 보도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현재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어산지는 체포돼 재판 절차를 밟고 있으며 기부로 운영되던 위키리크스 역시 돈줄이 막혀버리면서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평가는 확연히 둘로 갈린다. 한 국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만한 정보를 공개함이 합당한 지에 대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활동이 강대국과 다국적기업들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는 옹호 세력도 있다.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위키리크스는 자신들을 언론으로 칭하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분명 일부 언론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의 활동은 언론이 유지해온 균형, 추구해온 가치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파장이 큰 정보를 공개함이 옳은지 그 판단은 쉽지 않다.

언론학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예가 있다. 전쟁이 나서 한 나라가 당장 내일이면 수도가 함락될 위기에 놓여있다. 상대국이 병력을 이끌고 코 앞까지 온 상황에서 언론은 사실을 그대로 보도해야 하는가 아니면 감춰야 하는가. 만약 사실을 알게 된다면 수도는 혼란에 빠져 아수라장이 될 것이며 숨겼을 경우 가질 수 있었던 일말의 희망조차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하지만 허위 보도를 했을 경우 이는 궁극적으로 언론 전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여기에 명확한 답은 없다. 결국 판단은 언론인에게 돌아간다. 정보의 공개 여부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강력한 힘인 동시에 그들을 옥죄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때문에 위키리크스가 수많은 중요 정보들을 공개하며 세계인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줬지만 정보가 미칠 영향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한 것이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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