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시라고 ‘뻥신문’ 만들었어요
웃으시라고 ‘뻥신문’ 만들었어요
  • 이승제 기자
  • 승인 2011.04.05 13:37
  • 호수 12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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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맞아 유쾌한 거짓말 한 시각디자인과 학생들

“요즘 세상이 너무 흉흉하니까 오늘 하루만큼은 우리의 거짓말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웃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4월 1일 만우절. 우리 대학 여학생들이 사고를 쳤다.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기사로 만든 것. 그런 거짓말 기사들을 묶어 ‘뻥신문’을 만들었다. 이 대담한 양치기소녀들이 우리 대학 시각디자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서영, 김소라, 김수현, 조빛나 양이다.

뻥신문은 무가지 포커스와 메트로를 본 따 만들었다. 1면에 ‘우리나라도 드디어 산유국 반열에..?!’, ‘강남에서 신촌까지 10분이면 ok!’ 등의 뻥기사가 게재되었고, 뒷면에는  큰 글씨로 ‘뻥이야’라고 썼다. 각자 사비를 들여 만든 뻥신문 1,000부는 만우절 아침 출근시간에 강남역, 신논현역 부근에서 포커스와 메트로 신문과 함께 뿌려졌다.

4월 1일 네이트 랭킹 뉴스에
뻥신문은 높은 조회수로 네이트 뉴스에 16위를 기록하는 등 인터넷에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뻥신문을 본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기분좋게 웃을 수 있어 좋았다’ 등의 응원 댓글을 달았다. 거짓말로 사람들을 황당하고도 재밌게 한 이 대담한 양치기 소녀들. 단대신문이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뻥신문'을 만든 당돌한 여학생들이다. 오른쪽부터 시각디자인과 3학년 조빛나. 김서영, 김소라 양.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나.
그냥 학교 과제만 하는 학교 생활이 재미 없었다. 그러던 차에 만우절날 뭔가 크게 일을 저질러야 겠다고 생각했다.

-기사 선정은 어떻게 했는가.
괜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치적인 것, 상업적인 것은 모두 뺐다. 사람들이 관심있을 법한, 우리들이 바라는 이야기들을 거짓말로 썼다.

-힘들었던 점은.
신문을 돌릴 때 무가지 뿌리는 분들에게 많이 쫓겨났다. 본사에 전화하겠다는 협박도 받았다. 또 인터넷 뉴스에 우리 기사가 크게 났었다. 처음에는 좋은 댓글이 달렸는데 나중에는 ‘이런 짓이나 하냐’고 악풀이 달리기도 해서 조금 속상했다.

-보람을 느끼는가.
솔직히 우리 돈 들여서 이 신문을 만들었다고 얻는 게 눈에 딱 보이진 않는다. 운 좋게 인터넷 기사에도 실렸지만 정말 예상하지 못했었 던 일이다. 우리 신문이 크게 알려진 것보다 잠도 못 자면서 작업을 하며 얻었던 성취감. 그게 가장 큰 보람 같다.

-거짓말이라고 기사를 생각해서 읽게 되면 놓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 산유국 반열에’기사에는 풍자가 있다. 요즘 구제역으로 시끌벅쩍 한데. 석유인가 봤더니 알고보니 침출수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흉흉한 이야기를 재밌게 쓰고 싶었던 것도 있다. 또 신촌이나 생리대 이야기는 우리가 바라는 얘기를 기사로 썼다.

-이번 거짓말을 정의내린다면.
바람이다. 요즘 주유비도 비싸다고 하는데 기름값 좀 떨어졌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우리 신문을 읽고 재밌게 웃었으면 하는 것도 우리들의 바람이다.

-다음에 하고 싶은 뻥신문 기사는.
‘학비 내렸습니다’, ‘단국대 미술관에서 정문까지 지하도가 뚫린다…학생들 이동 편리해져’. 이런 뻥기사를 쓰고 싶다.

 

이승제 기자
이승제 기자

 redhan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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