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등록 동아리의 서러움
가등록 동아리의 서러움
  • 이승제 기자
  • 승인 2011.11.22 20:09
  • 호수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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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중앙동아리 되고 싶어요”

“우린 언제쯤 동아리 방을 얻고,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가등록 동아리가 속병을 앓고 있다.

‘가등록’이라는 말은 ‘임시등록’을 뜻한다. 중앙동아리를 희망하는 동아리가 얼마나 있는지 그 수를 파악하고 1년 동안 동아리의 활동사항을 심사하기 위해 도입됐다. 죽전캠퍼스는 현재 가등록 동아리 상태로 1년 이상을 활동해야 중앙동아리 승격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죽전캠퍼스 서기석(토목환경공학·4)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올해 가등록 동아리는 6개이고, 중앙동아리에서 가등록 동아리로 강등된 동아리, 연락이 두절된 가등록 동아리가 있어 실제로는 10~20개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가등록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은 중앙동아리가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동아리방이 없다보니 신입 동아리생을 관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세미나나 대회 준비를 과실이나 실습실에서 하기도 한다.”, “동아리 방이 없고, 지원도 없어서 신입생들이 기피하는 경우도 생긴다.” 중앙동아리는 장소 제공과 학기마다 20여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고, 동아리연합회 선거 공약의 혜택 대상이 된다. 반면 가등록 동아리는 정규동아리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지원은 없는 상황이다. 가등록 동아리가 중앙동아리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유다.

▲혜당관 4층에 놓여있는 68개 중앙동아리 우편함.

그러나 가등록 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승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중앙동아리에서 공석이 생겨야 한다. 중앙동아리가 자체적으로 탈퇴하거나 동아리 회칙에 준거하여 경고 2회를 받아 강제 퇴출당해야 한다. 그러나 동아리 회칙은 △동아리연합회 회의 불참석 △회원 수 부족 △교내외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등 기본적으로 지킬 수 있는 규정들이다. 때문에 중앙동아리에서 강제 퇴출당하는 경우 대다수가 회원 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동아리 회칙 제 3항에는 ‘한 학기 동안 행사 실적이 전혀 없거나 극히 부진할 경우 경고 조치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무용지물이다. 죽전캠퍼스 학생과 황성욱 선생은 “일부 동아리의 경우 동아리 실적이 미미한 데도 학생 수만을 충원하여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뚜렷한 기준이 없는 중앙동아리 승격 심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죽전캠퍼스는 중앙동아리 승격 심사 시 68개 동아리 회장들의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각 회장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동아리 전체에 도움을 주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동아리에게 표를 주겠다”라고 말하거나 “취미 생활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게 동아리의 의미라고 생각하여 취업동아리나 학술동아리에는 반대표를 던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투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중앙동아리 회장과의 인맥이라는 풍문도 떠돌고 있다.

서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타 대학의 경우 매년 실적 평가를 통해 기존 동아리들에게 압박을 주어 기존 동아리의 활동을 활성화시키거나 동아리의 순환이 이뤄지도록 한다고 들었다”며 “강한 상벌제 도입에 대한 큰 뜻은 동감하는 반면 분과마다 성격이 달라 심사 기준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등록 동아리의 모 회장은 “분과마다 기준을 달리하여 실적 평가하고, 하위 동아리에 대해서는 경고 및 퇴출을 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실적 평가를 해야만 가등록 동아리에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제 기자
이승제 기자

 redhan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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