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제동행, 그 아련한 길을 꿈꿔본다
■ 사제동행, 그 아련한 길을 꿈꿔본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1.11.29 19:42
  • 호수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입장차이'

■사제동행, 그 아련한 길을 꿈꿔본다

교수와 학생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입장차이’
“이해는 곧 관계 개선의 열쇠”


“드라마처럼 사제관계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걱정해주는 인생의 멘토와 멘티 관계 일거라 꿈꿨어요. 교수님이 제 인생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클 거라고 생각했죠.” 안서진(중국어·3) 양의 말처럼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 누구나 꿈꾸는 사제관계가 있다. 교수들과 인생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하는 점심, 심지어 로맨스를 꿈꾸고 오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꿈꾸는 사제관계는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다.
현재 사제관계에 대해 이상규(일본어·2) 군은 “가르쳐주고 배우는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은영(행정·1) 양은 “서로 이해관계에 따라 찾는 관계”라고 답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생각하는 사제관계 또는 교수에 대한 느낌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학생들이 말하는 사제관계 부재의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안서진(중국어·3) 양은 “학생들은 교수가 주는 학점에만 관심을 갖는다”며 “교수님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기 보단 외부 일을 처리하기에 바쁘시다”고 사제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문제점을 꼽았다. 또한 최해성(일본어·2) 군은 “공식적인 자리 외로 강의 시간 밖에 교수님을 뵐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며 “그나마도 강의가 끝나면 바로 퇴근하시는 교수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상오(행정) 교수는 “교수들이 MT같은 공식적인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요즘은 교수와 학생이 만나는 횟수는 더 많아졌다”며 학생들과의 스킨십의 빈도는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관계의 깊이는 더 얕아졌다”며 “순수한 의도로 찾아왔던 과거의 학생들과 달리 요즘엔 이해관계에 따라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또 “교수라는 직업이 업무량도 많고 연구실적, 여러 대외활동 등을 요하기 때문에 교수들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시대적 변화로 인해 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들이 많아지면서 학생은 학생대로 교수는 교수대로 사제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고충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둘러보면 사제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도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간다”는 김영수(국어국문) 교수는 “학생들과의 대화는 항상 새로움이 있어서 좋다”며 학생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중국학생들과 국문과 학생들을 1:1 멘토·멘티로 엮어주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황필홍(교양학부) 교수는 수업 시간 전 퀴즈를 내서 맞히는 학생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있다. “처음 퀴즈를 한 계기는 학습참여 유도였다”며 “그런데 계속 진행할수록 학생들과 소통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부분을 대화를 통해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나로(생활음악·4) 양은 “개인적으로 이기영 교수님을 존경한다. 학생들에게 경험 위주의 수업 그리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상담도 많이 해주 신다”며 “교수님께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 음악에 대한 마음가짐 등 수업 이상의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렇듯 아직 사제관계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학생과 교수가 돈독한 관계를 위해 서로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이상규(일본어·2) 군은 “강의시간에 먼저 교수님이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다. 단순히 강의만 하고 나가는 것이 아닌 학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서진(중국어·3) 양은 “외부 일보다 수업준비를 성실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교수님을 존경하게 만든다면 학생들이 직접 연구실로 발걸음을 할 거라고 생각 한다”고 답했다. 윤상오(행정) 교수는 “안철수를 멘토로 삼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 있는 교수들을 방문해줬으면 좋겠다”며 “안철수보다 지명도는 떨어져도 먼저 공부한 선배 세대로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수진 · 서동주 기자 dkdds@dankook.ac.kr

조수진 기자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