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는 날로 중요해 지는데 글 안쓰는 대학생들
■ 글쓰기는 날로 중요해 지는데 글 안쓰는 대학생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3.27 17:08
  • 호수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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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귀찮다” … 일각에선 체계적 글쓰기 교육 시스템 원해

글쓰기 능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가 도래했다. 취업에서도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승진과 보고서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이렇듯 글쓰기 능력이 사회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학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체감 온도는 낮다.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평소 쓰는 글의 양은 과제와 리포트로 매우 한정돼 있다. SNS에 큰 고민 없이 남기는 글은 많지만 고민을 통해 정돈된 글을 쓸 기회는 갈수록 적어지는 실정이다. 황국주(프랑스어·4)군은 “대부분 학생들이 그렇듯 과제나 리포트를 제출 할 때만 글을 쓰는 것 같다”며 글을 자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윤자(교양기초교육원)강의전담 교수는 “학생들이 글쓰기의 가장 기본인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보니 글이 깊이 있게 구성되기 힘들고 사용 어휘가 다양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대학생들의 글쓰기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리포트다. 리포트 거래처인 해피캠퍼스 사이트에 등록된 자료 수는 100만 건. 회원 수는 130만 명으로 하루 평균 1만 5천 명 정도가 로그인 한다. 학생들이 그나마 글을 쓸 때가 과제와 리포트를 작성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표절이 난무한다. 리포트 표절을 해봤다는 인문대 Y양은 “학점은 받아야겠고 글을 쓰는 건 자신이 없어서 표절을 했다”며 인터넷에 있는 글이 더 유창하고 매끄럽기 때문에 학점 받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경상대 A군은 “생각하기 귀찮아서 표절을 했다”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용석(약학)교수는 “가장 많이 발견되는 표절의 형태는 친구의 보고서를 그대로 옮기는 경우”라며 표절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자필 리포트를 받고 있다고 했다.
서술형 문제를 기피한다는 점에서도 학생들이 글쓰기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선경(행정·2)양은 “구성하기도 어렵고 깊이 생각해야 되서 서술형은 피하게 된다”며 단답형을 선호한다고 했다. 차경은(행정) 강사는 “단답형 같은 경우 겉핥기식으로 공부해도 쓸 수 있지만 서술형은 깊게 생각해야 해서 귀찮아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글쓰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별개로 대학 당국에서 글쓰기 능력에 대한 커리큘럼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생들은 리포트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또 한 학기로 끝나는 글쓰기 기초 강의의 한계점에 대해 지적했다. 오미영(중국어·4)양은 “리포트를 열심히 썼는데 피드백은 고사하고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리포트를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유정(교양기초교육원)교육조교수도 “리포트 등을 작성하는 요령은 배우지만 한 학기 수업이라 계속 연계시켜 글쓰기를 봐줄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교양교육지원팀 서호성 주임은 “아직은 글쓰기 기초 외로 글쓰기 관련 교양강좌 개설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대체해 현재 글쓰기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하는 학생이 해당 교수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신청하면 일대일 글쓰기 클리닉을 받을 수 있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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