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종합시험 바람, 왜?
졸업종합시험 바람, 왜?
  • 고우리·서준석 기자
  • 승인 2012.05.15 12:11
  • 호수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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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 경영·법학과 최근 바꿔 … 천안 66개 전공 중 20곳 시험 치뤄

 

 

 

졸업논문제를 폐지하고 대신 졸업종합시험으로 바꾸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죽전캠퍼스 경영학과에서 졸업논문제도를 대신한 졸업종합시험제도가 처음으로 실시됐다. 경영학 1전공 및 다전공 졸업 예정자들은 경영학전공 5과목 중 2과목을 선택, 각 2문제씩 출제된 시험을 치뤘다. 2013년도 2월 졸업예정자부터 졸업종합시험제도를 도입하는 법학과는 8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해 응시하게 된다.

졸업논문이 졸업종합시험으로 바뀐 이유가 뭘까. 이기광(경영) 교수는 “졸업논문이 졸업종합시험보다 훨씬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4학년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에 졸업논문을 쓰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해 대부분 학생들이 표절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명무실해진 졸업논문제도의 개선이 필요해 졸업종합시험제도로 변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송동수(법학) 교수 또한 “현재 졸업논문제도가 아무 의미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변경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지만 내실 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법학과를 만들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졸업종합시험제도를 보는 의견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경영학과의 한 학생은 “졸업시험의 범위는 광범위할 뿐더러 1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2차 시험을 치러야 해 번거롭다”며 “졸업논문은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 쓸 수 있지만 시험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기광(경영) 교수는 “졸업논문의 제도적 보완장치나 또 다른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검토가 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차선의 방법으로 졸업시험제도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천안캠퍼스는 연계전공을 포함한 66개의 전공 중 20개 전공이 시험으로 논문을 대체하거나 시험과 논문을 병행하고 있다. 인문대학의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이사어과는 자체시험을 치르는 영어과를 제하고 모두 해당국가의 언어능력시험에서 일정수준의 언어능력자격증을 취득하면 졸업논문 없이도 졸업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영학, 무역학, 환경자원경제학 등의 경상계열 학과들이 졸업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으로 대체되는 이유로 졸업논문의 실효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과의 특성에 따른 문제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주성(영어) 교수는 “영어과의 경우 복수전공자가 많아 모두 졸업논문을 쓰게 된다면 전임교수 6명이서 100명이 넘는 학생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한편 답사보고서와 졸업논문을 병행하고 있는 한국어문학과의 경우 논문이 갖는 현실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논문쓰기와 관련된 수업을 개설하고, 한국어문학과에서 직접 발행하는 책자에 학사논문을 싣기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윤주필(한국어문) 교수는 졸업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학습하는 행위와 그 학습과정에서 오는 의문을 발전시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학문 행위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우리·서준석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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