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영어·2) 씨 "광고계의 흐름이 되고 싶다"
김정은(영어·2) 씨 "광고계의 흐름이 되고 싶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5.16 03:40
  • 호수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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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알아주지 못한 별 김정은 양 해외에서 빛나다

 두 번이나 ‘대한민국 대학생 최초’라는 명예 아래 세계 3대 광고제라 불리는 ‘2011 클리오 국제광고제(CLIO Awards)’와 ‘2012 원쇼(One Show)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한 김정은(영어·2)양. “대단하다”는 기자의 칭찬에 김양은 얼굴까지 붉히며 “아니다”를 연발한다. 이렇게 소녀같은 감성임에도 광고에 있어서는 “내가 광고계의 흐름이 되고 싶다”며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를 지난 11일 오후 9시 30분 본보 천안캠퍼스 회의실에서 만났다. 인터뷰 중 학생부 칸 광고제 수상소식을 묻던 기자의 말에 “될거란 기대를 안고 말씀드린건데 수상에 실패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기대하면 떨어지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는 김 양은 다음을 기약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그녀의 스토리를 풀어놨다.



▲축하한다. 벌써 두 번이나 ‘대한민국 국내 대학생 최초 수상’ 타이틀을 얻었다.
사실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지만 외국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중 상 받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외국물을 먹지 못한 ‘토종’이 상을 받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닌가.
음...사실 그렇다. 하하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만 공부해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나도 기분이 좋다.

▲광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고3 때 영어학원 선생님이 대학생이었는데, 광고 공모전을 준비했었다. 학생들에게 쉬는 시간 틈틈이 자신의 작품과 유명 광고를 보여줬는데, 그 광고들을 보면서 흥미를 느꼈다. 수능을 본 이후 그 선생님이 만든 팀에 인턴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광고를 시작했다.

▲그럼 지금의 팀이 그 영어선생님이 있는 팀인가?
그렇다. 그때 그 팀에 내가 합류하면서 본래 있었던 2명 그리고 오진식(부경대)씨와 임재희(동해대)씨까지 합류하면서 지금의 팀이 만들어졌다.

▲팀이라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둘 다 있을 것 같은데.
우선 배분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각자 잘하는 부분이 달라서 역할 배분이 쉽고 아이디어도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생각해서 합치니까 결과가 더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 작품을 피드백 받을 수 있어서 좋다. 이때 평가에서는 절대 서로 말로 하지 않는다. 우린 별점으로만 말한다. 하하하. 내가 개인 작업보다 팀 작업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 단점은 아직 잘 모르겠다.

▲팀 내에서 맡은 역할이 뭔가.
카피라이터와 시각의 전반적인 것을 담당하는 아트디렉터다. 처음에 팀에 들어갔을 때, 영어과이기 때문에 카피라이터를 맡았다.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조명을 담당하거나 물건을 사오는 등 정말 ‘인턴’ 일을 했다. 이후 ‘도박광고’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아트 디렉터를 하게 됐는데 폐가를 빌려서 직접 세트를 만들고 고물상에서 의자도 주워오고 하면서 ‘재밌다.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 나은 아트디렉터가 되기 위해 지금은 미술과외로 스케치를 배우고 있다.

▲ 김정은양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데스배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수상은 못했지만 ‘데스배드’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모든 걸 다 쏟아 부은 작품이다. 계단, 벽 등 모든 걸 직접 만들었다. 보통 한 작품 만드는데 2~3일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작품은 일주일을 매달렸다. 갤러리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세트에 함부로 페인트 칠을 할 수가 없어 세트지를 사서 한 면씩 직접 붙여놓고 페인트를 칠했다. (데스배드 작품을 가리키며) 아래 바닥의 마디가 보이는가? 한 결 한 결 직접 붙였다. 하하하.

▲국내 광고제는 관심 없나?
사실 국내 광고제도 30번 이상 도전 했는데 다 떨어졌다. 사실 ‘도박 광고’는 국내광고제 용으로 만든 거였다. 중독치유예방센터에서 독박중독예방치유 광고 공모전을 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떨어졌다. 심지어 입선작 40작품에도 들지 못해 굉장히 김빠져 있었다. 그런데 노력한 게 너무 아까워서 클리오 광고제에 도전했는데 이럴 수가. 동상을 수상하게 됐다. ‘영건스(YoungGuns) 국제 광고 공모전’에서도 파이널까지 진출했었다.

▲국내광고제에서는 떨어졌는데 그 작품이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상을 탔다니 아이러니하다.
국외광고제 같은 경우 지금까지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대충 감이 잡힌다. 또 심사위원들도 공개되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고 그 심사위원들의 성향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데 국내광고제 같은 경우 수상작들을 살펴봐도 공통점을 찾기가 힘들고 심사위원도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국내광고제가 조금 아쉬운 것 같다.

▲혹, 징크스가 있는가.
징크스, 물론 있다. 하하. 난 기대하면 떨어진다.

▲칸 광고제 수상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다. 기대하고 있는가?
사실 오늘 새벽에 발표가 났다. 떨어졌다.

▲하필 떨어진 날 인터뷰를 하게 되다니 미안하다.
나는 붙을 거라고 생각하고 칸 광고제에 냈다고 말한 건데, 징크스가 또 일어났다. 하하하. 이번 떨어진 작품이 나의 첫 영상 작품이라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광고제에서는 상을 탈 수 있을지도 모르니 다음을 기약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의 광고회사를 들어가고 싶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가.
좋은 회사. 하하. 외국 광고회사 같은 경우 잘나가는 회사라는 게 한국처럼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최고의 광고계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럼 취업당시 잘나가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건가.
그때 흐름을 탄 회사보단 내가 흐름이 되고 싶다. 하하하.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김정은양에게 광고란?
좀 식상한 얘기지만 두 마리의 토끼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재미고 하나는 성취인데, 광고를 하면서 재밌는 놀이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광고제 수상 등을 통해 성취감도 느낀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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