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아홉 살 인생』VS『나의 아름다운 정원』
⑩ 『아홉 살 인생』VS『나의 아름다운 정원』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2.05.22 22:18
  • 호수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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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년들에게 우리는 어떤 어른인가

여기 두 명의 소년이 있다. 백여민(9)과 김동구(7). 위기철 작가의 『아홉 살 인생』(청년사, 2010)과 심윤경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한겨레신문사, 2002)의 주인공들이다.
작가들은 10대라는 타이틀도 채 얻지 못한 두 소년의 입을 빌려서 세상 풍경을 유치하게, 아니 유치한 척 풀어낸다. 소년이란 이름만으로 ‘세상을 바라본 그대로 풀어낼 수 있다’는 충분한 명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자전적 성장소설은 읽기 편하다. 읽은 후에 여러 가지 생각이 중첩되는 과정이 불편할 뿐이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정석적인 자전적 성장소설인 두 작품, 『아홉 살 인생』과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비교해보자. 우리는 소년들에게 어떤 어른인가.

Point 1. 소년들의 주변에 있는 어른
여민이가 만나는 어른은 산동네 마을 사람들이다.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유형의 마을 사람들로 대표되는 어른은 작가가 투영된 제2의 모습인 듯하다.
그 중에서도 골방철학자는 여민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괴이하면서도 내적으로는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는 ‘미친’ 골방철학자를 통해서 작가는 그 자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다. 소년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우울한 세상을 그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반대로 동구의 주변 어른은 ‘가족’ 또는 ‘선생’이라는 단어로 정의될 수 있는 관계지향적인 인물들이다. 작가는 이들의 삶을 통해서 세상을 더욱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소년의 시야를 키워줬다. 동구는 엄마와 할머니의 고부갈등에서 오는 혼란, 여선생님에 대한 동경과 같은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결말에 나타나는 광주항쟁에 관련된 여선생님의 충격적인 죽음은 인식하지 않아도 괜찮은 당시의 시대상마저 인식하게 한다.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느끼는 동안 생긴 새로운 감정은 소년에게 성장으로 이어진다.
Point 2. 소년들이 지닌 장애
어린 나이이지만 이들은 나름의 장애를 안고 있다. 장애물은 가난(여민)과 난독(동구). 불편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소년들은 이러한 장애를 너무나도 당연시 여긴다. 장애물을 다른 무언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 과정에도 역시 어른은 있다. 여민이의 애꾸눈 어머니와 동구의 박 선생님은 소년에게 있어 최고의 멘토다. 이는 어른의 역할을 시사해준다. 어른은 소년을 이끌 수 있다. 다만 우울이 아닌 행복으로 이끄는 방법에서 따뜻함과 친밀함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책을 다시 한 번 정독하면서 생각해보니, 장애물을 승화시킬 수 있는 다른 무언가는 너무나 교과서적이게도 ‘진정한 행복’이었다. 이게 바로 성장소설의 묘미가 아닐까. 성장소설에서 작가는 당위성을 굳이 부정하려 하지 않는다. 여민이가 느끼는 ‘눈물 나는 따뜻함’과 동구가 인식하는 ‘아름다운 정원’은 어른인 우리에 의해 좌우된다. 소년의 순수함은 결국 우리의 과거다. 우리의 현재 모습 역시 소년의 미래이기도 하다. 영향력을 기억하자.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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