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크북크 1. 가네시로 가즈키 『GO』
북크북크 1. 가네시로 가즈키 『GO』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3.09.03 15:29
  • 호수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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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soy coreano, ni soy Japanés, yo soy desarraigado 

나는 조선 사람도 일본 사람도 아닌, 떠나니는 일개 부초다


 위의 구절은 스페인어로 주인공 스기하라의 아버지가 스기하라에게 해준 말이자, 스기하라가 재일학생 모임에 가입하라며 귀찮게 구는 미야모토에게 던진 말이다. 저 구절이야 말로 주인공 스기하라에 대한 완벽한 설명 같다. 스기하라는 북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살다 국적을 바꿔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살아간다. 국적을 바꾸자 지금까지 함께 일본과 한국에서의 차별을 견뎌온 민족학교 친구들에게 배척당한다. 국적 때문에 자신을 차별하는 나라가 더 늘어난 것이다.

 재일동포인 작가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써낸 책은 작가가 자신의 삶을 옮겨놓은 듯 무척 사실적이라 이야기에 빠져들기 쉽다. 국적, 차별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책을 읽고 나면 통쾌한 기분이 든다. 스기하라는 다른 사람이나 제도 속에서 차별받지만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신에 대한 정의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 외친다. 그래서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위안을 얻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존재가 됐다. 책을 읽고 난 후 스기하라처럼 갖은 수식어와 겉포장, 주위 시선을 비웃는 깡을 갖길 바란다. 

 김윤숙 기자 flyingnabi@dna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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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yinganb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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