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 외국의 추석은
추석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 외국의 추석은
  • 기획취재팀
  • 승인 2013.09.23 13:04
  • 호수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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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즐거운 추석 되세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유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이번 추석은 주말과 이어져 5일 동안 쉬게 된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고향에 다녀오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지만 우리 대학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그리고 본국에는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있는지 들어봤다.

 국제학생회(이하 GTN)에선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추석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죽전 GTN 김지혜(법학·3) 회장은 “16일에 외국인 학생들과 모여 송편 만들기, 제기차기 등의 체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추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홈스테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홈스테이를 원하는 외국인 학생은 추석 기간 동안 한국인 학생의 가정에 머물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제사 지내는 법을 직접 보고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홈스테이에 참여하는 혼다 마사히로(국어국문·3)씨는 “9월 18일 한국인 학생의 가정에 방문해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한국의 추석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천안 GTN에서도 죽전과 마찬가지로 16일에 모여 외국인 학생들과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고 전통놀이를 즐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 외국인 유학생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이처럼 홈스테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추석을 가깝게 느끼는 학생도 있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다양하게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스즈키 카나에(국어국문·2)씨는 “추석동안 할 일이 없어서 계속 기숙사에 있을 계획”이라며 “명절에는 매점이나 음식집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미리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8월 15일에 조상의 영을 기리는 ‘오본’이 있다. 오본은 불교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지만 조상을 기린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추석과 닮아있다. 8월 13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데 첫째 날에는 선조의 혼령을 맞이하기 위해 불을 피운다. 오이와 가지에 이쑤시개나 나무 막대를 꽂아 말과 소의 형상을 만들어 위패를 모아 놓은 불단에 놓는다. 올 때는 말을 타고 빨리, 갈 때는 소를 타고 느리게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15일 밤에는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을 위해 불을 피우고 배웅한다. 스즈키씨는 “오본 때 할아버지 댁에 가서 친척들과 만나고 묘지에 가서 조상님께 인사드리러 갔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한국처럼 반드시 먹는 음식은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멀지 않은 중국은 어떨까. 왕흥방(사회복지·3)씨는 “중국의 경우 한국과 유사한 명절로 ‘중추절’이 있다”며 “추석에 한국인들이 ‘송편’을 먹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가족들끼리 모여 보름달을 닮은 ‘월병’을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로 춘절, 단오절과 더불어 중국 3대 명절의 하나다.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날로 달빛이 보이는 마당이나 누각 등에서 초, 월병, 과일 등을 간단히 차려 놓고 절을 한다. 우리의 제사와 달리 여자들이 제사를 주재한다. 왕흥방씨는 “동기들도 그렇고 한국인들은 추석이 되면 다들 집으로 돌아가던데 그런 모습을 보니까 부럽다”며 “다음 달에 어머니가 한국에 오기로 했지만 그래도 중국에 있는 가족이 생각나서 그립다”고 덧붙였다.

 

▲ 전통음식을 만들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한국에 온지 7년이 된 오새미(컴퓨터과학·3)씨는 “이번 추석 땐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새미씨는 “본국에 한국의 추석 같은 명절은 따로 없지만 종교적인 행사가 있다”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것에 주목한다면 ‘이드 알 아드하’ 희생제가 이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드 알 아드하’는 라마단 기간이 지나고 나서 5일 동안 진행되는 이슬람 최대 축제로 가족들과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는다. 이때 양·염소·낙타 등을 제물로 바치고 그 고기를 이웃과 나눈다. 아브라함이 신의 뜻에 따라 아들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목을 베려는 순간, 그 믿음에 만족한 하나님이 아들 대신 양을 제물로 바치라고 한 전설에서 유래됐다. 오새미씨는 “종교적인 의미가 크지만 다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 닮아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도 사우디 아라비아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의 영향에 따라 라마단 기간이 지나고 보내는 ‘르바란’이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드 알 아드하’와 같은 의미로 가족들이 모여 함께하지만 형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르바란 기간에 어린이들은 새 옷을 장만하며 몸과 집안을 깨끗이 하자는 의미로 대청소를 하기도 한다. 아담(신소재공·3)씨는 “르바란 때는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통대란이 벌어지므로 국가에서 휴일을 일주일로 늘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날은 가족에게 용서를 빌며 화합을 다지는 날이다. 닭고기를 넣은 카레에 팜 이파리에 잘 부스러지는 쌀을 쪄서 만든 카투밧을 곁들여 먹는다”고 덧붙였다.
페루에는 추석과 비슷한 명절은 없지만 가족들이 모여 기도를 하는 날이 있다. 다니엘(산업공·3)씨는 “특별히 지칭하는 말없이 ‘그 날’이라고 부르는데 저녁에 가족들과 기도를 하고 쌀로 만든 쿠키, ‘와와’를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추석계획에 대해 묻자 “교수님께서 추석 때 본인의 집에 오라고 하셨는데 정확한 말씀이 없어서 아직 잘 모르겠다. 친구들과 여행을 갈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정리 :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기획취재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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