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식의 신현실 10. 변화라는 이름 아래 맬서스와 박근혜
신현식의 신현실 10. 변화라는 이름 아래 맬서스와 박근혜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3.10.17 22:50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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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변경 없는 대통령 기대
모든 것이 변화한다. 날씨도 매일 매일 변화하며, 우리 대학 기숙사 가는 길에 있는 강아지의 체격도 세월이 지나 변했다. 사람도 내적, 외적으로 변한다. 삶을 영위하는 원동력이 되는 가치관, 이성에 호감을 나타나게 하는 자신 내면의 비밀인 이상형 등 수많은 것들이 변한다. 모든 변화에 이유를 굳이 묻자면, 답은 변했기 때문에 변한 것 혹은 변해야 했기 때문에 변한 것이다. 삶의 가치관을 바꾼(?) 경제학자의 이야기가 있다. 그의 이름은 토마스 멜서스로, 『인구론』을 집필했던 영국의 고전학파의 경제 학자다. 『인구론』에서 그는 “인구의 기하 급수적 증가가 식량의 증가를 훨씬 뛰어 넘기 때문에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즉 인류 증가와 식량 증가의 불균형으로 인류는 기아, 기근 등으로 지속적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당시 『인구론』으로 영국 국민들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에는 인구 제한을 위한 확실한 피임법이 없었지만, 이 경제학자는 빈민들에게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예방적 억제(?)’를 주문했다. 이런 그에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는 자식을 무려 ‘3명’이나 낳았다. 자신의 경제학적 논리를 내팽겨 두고, 인구 증가를 실현하는 악행을 저질렀다. 국민들에게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뜻을 설파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저녁 잠자리에서만큼은 자신의 경제적 가치관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맬서스는 남자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인구론』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 이유는 인류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만 예상했고, 농업 수확의 획기적인 변화와 농기구의 발전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식량이 인류의 증가에 적합하게 증가한 것이다. 맬서스의 『인구론』의 실패보다 그가 가치관을 바꾼 것에만 초점을 두고 보면, 그는 분명히 가치관의 큰 변화가 왔다. 자신의 삶의 철학을 무색하게 하는 ‘3명’의 자식을 어떻게 보면 3번의 실수로 생각할 수 있지만, 3번까지 실수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변화는 정말 어쩔 수 없는 변화였을 것이다. 남녀상열지사에서 의도된(?)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의 경제적인 가치관 변화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9월은 기초연금 공약 변경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공약 파기라는 언론의 비판과 노인들의 허망함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 포퓰리즘의 폐해라는 비판을 정권 내내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변해야 할 선거 공약은 애초에 사라졌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선거 특성상 힘든 부분이 많다. 공약을 파기하는 것이 아닌 지키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는 말도 지켜야 한다. MB정부를 비판하는 혹자들은 ‘747 공약’을 ‘칠(7)수 있는 사(4)기는 다 친(7)다’라 말한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들이 MB정부의 ‘747’공약처럼 심각한 의미 변화가 되지 않길 바란다. 아직 4년 반의 시간이 남았다. 이 말이 ‘아직도 4년 반이나 남았어’라는 절망이 되지 않게 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변경은 ‘수정했어야 했기 때문에 수정한 것’이라 믿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 스타일로 봤을 때 공약 변경은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야권의 막대한 비판이 따를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일부 야권 신문들은 애초에 계획조차 하지 않은 정황들이 있어 국민을 속인 공약이라 비판하고 있다. 그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믿겠다. 대한민국의 한정된 예산 속 포퓰리즘적 공약이 시행되는게 현실적으로 국정운영에 큰 난관이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싶다. 다음 대선에서는 투표자들이 ‘바뀔 수밖에 없는 공약이 없는’ 후보자를 찍기를 기대한다.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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