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 인문학 소통콘서트 ‘제 2의 삶을 꽃피운 人’특강
방송인 홍석천, 인문학 소통콘서트 ‘제 2의 삶을 꽃피운 人’특강
  • 임수현 기자
  • 승인 2015.05.19 17:47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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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이 생겼을 땐 살짝 비틀어 생각해 보세요”

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제47대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인문학 특강인 소통콘서트 ‘제 2의 삶을 꽃피운 人’이 지난 13일 6시에 학생극장에서 열렸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활약 중인 유명 방송인이자 요식업 CEO 홍석천 씨가 초대돼, 약 300명의 학생들이 참석여한 가운데 특강을 진행했다.

물 한 병과 마이크만을 가지고 입장한 홍석천 씨는 “단국대가 한남동에 있을 때는 이태원에 학생들이 많이 와서 반가웠는데 지금은 그만큼 안 오는 것 같다”며 재치 있는 말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제 2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이 용기를 가지는 강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홍 씨는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인생 스토리를 풀어가며 그 속에서 깨달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커밍아웃을 결심하게 된 것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첫 애인이 네덜란드 사람이었는데, 둘이 같이 다닐 때 마다 사람들이 ‘저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그를 항상 ‘내 영어선생님’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네가 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너는 진짜 행복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고, 오랜 여행과 생각 끝에 ‘내가 진짜 행복해지기 위해’ 커밍아웃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 씨는 “한국 사회는 아직 성 소수자들에게 관대하지 않아서 성 소수자로 산다는 것은 매 순간마다 용기를 내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며 “우리나라에서 공인으로서 유일하게 커밍아웃한 나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행복해지고 싶어서 선택했던 길도 홍 씨를 순탄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10년 전 커밍아웃과 동시에 모든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고, 방송계에는 다시 발을 못 붙일 줄 알았다. 커밍아웃 직후 뉴욕으로 가서 더 공부하고도 싶었으나, 사람들이 ‘커밍아웃하고 도망가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싫어서 다른 분야인 사업에서 더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다.

2004년 처음 이태원에 레스토랑을 열고 하루 매출은 겨우 3~5만원이었지만, 지금은 총 아홉 개의 레스토랑을 가진 엄연한 요식업 CEO가 됐다. 그는 “요리사는 아니지만 평소 요리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레스토랑 역시 그 덕분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강의 마지막 부분에 홍 씨는 인생의 어려움이 생겼을 때는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을 써보라고 말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비틀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객관적으로 보고 행동해야 한다. 인생 목표가 ‘기회를 가지고 주어진 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임수현 기자
임수현 기자

 3212025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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