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제47대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인문학 특강인 소통콘서트 ‘제 2의 삶을 꽃피운 人’이 지난 13일 6시에 학생극장에서 열렸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활약 중인 유명 방송인이자 요식업 CEO 홍석천 씨가 초대돼, 약 300명의 학생들이 참석여한 가운데 특강을 진행했다.
물 한 병과 마이크만을 가지고 입장한 홍석천 씨는 “단국대가 한남동에 있을 때는 이태원에 학생들이 많이 와서 반가웠는데 지금은 그만큼 안 오는 것 같다”며 재치 있는 말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제 2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이 용기를 가지는 강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홍 씨는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인생 스토리를 풀어가며 그 속에서 깨달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커밍아웃을 결심하게 된 것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첫 애인이 네덜란드 사람이었는데, 둘이 같이 다닐 때 마다 사람들이 ‘저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그를 항상 ‘내 영어선생님’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네가 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너는 진짜 행복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고, 오랜 여행과 생각 끝에 ‘내가 진짜 행복해지기 위해’ 커밍아웃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 씨는 “한국 사회는 아직 성 소수자들에게 관대하지 않아서 성 소수자로 산다는 것은 매 순간마다 용기를 내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며 “우리나라에서 공인으로서 유일하게 커밍아웃한 나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행복해지고 싶어서 선택했던 길도 홍 씨를 순탄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10년 전 커밍아웃과 동시에 모든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고, 방송계에는 다시 발을 못 붙일 줄 알았다. 커밍아웃 직후 뉴욕으로 가서 더 공부하고도 싶었으나, 사람들이 ‘커밍아웃하고 도망가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싫어서 다른 분야인 사업에서 더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다.
2004년 처음 이태원에 레스토랑을 열고 하루 매출은 겨우 3~5만원이었지만, 지금은 총 아홉 개의 레스토랑을 가진 엄연한 요식업 CEO가 됐다. 그는 “요리사는 아니지만 평소 요리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레스토랑 역시 그 덕분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강의 마지막 부분에 홍 씨는 인생의 어려움이 생겼을 때는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을 써보라고 말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비틀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객관적으로 보고 행동해야 한다. 인생 목표가 ‘기회를 가지고 주어진 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