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부정행위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가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부정행위는 커닝(Cunning)과 대리논문, 표절 등 이다. 대리논문과 표절은 교수들이, 커닝은 학생들이 주로 저지른다. 얼마 전 중간고사에서 최고 학부임을 자랑하는 서울대 학생들이 집단으로 커닝을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비슷한 시기에 연대 로스쿨에서도 부정행위가 있었다.
사실 커닝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때에도 부정행위가 만연해 대책마련에 고심했었다고 한다. 부정행위는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험이란 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역사가 진화하듯, 부정행위도 진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커닝페이퍼를 몰래 베껴 쓰거나, 답안지를 훔쳐보는 방법이 주를 이뤘다. 요즈음은 이같은 단순 부정행위를 넘어 보다 조직이고 대범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진화했다. 과거의 관용과 용서가 통용되었던 커닝이 이제는 거의 범죄 수준에 이르러 처벌도 단호하고 강해지고 있다.
이번 서울대의 부정행위는 성적 정정 기간을 이용해 이미 교수가 채점한 답안지를 성적을 확인한다는 핑계로 가져 가 답안지를 교묘하게 고쳤다가 들통이 난 것이다. 그 바람에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학생들도 같이 다시 재시험을 보는 피해를 겪었다. 대학 측은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연세대 로스쿨 학생이 여러 차례 교수 컴퓨터를 해킹해 시험문제를 빼내다 적발돼 영구제적을 당했다. 이 대학 로스쿨에서는 이번에도 학생이 커닝을 하다가 적발돼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 학생들의 경우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옛말에 열 포졸이 한 도둑 못 잡는다고 했다. 범행의지가 있으면 아무리 방비책을 세워도 막기가 어렵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해서 지성인들의 부정행위를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함께 부정행위를 원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에 점점 만연해 지고 있는 도덕성 해이와 낮아지고 있는 윤리의식을 회복시키는 교육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도 신입생들에게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길러주는 인성위주의 교양교육을 더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부정행위 사전방지를 위해 엄격한 시험감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취업이다. 취업 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졸업대학의 성적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가에 학점 인플레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그 결과 대학의 졸업학점은 기업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 기업도 신규직원 채용시 졸업성적을 보고 사람을 채용하는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취업이라는 이 시대 최고의 화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커닝이라는 악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말이다.